빅토리아 시크릿
빅토리아 시크릿. 미국의 여성 속옷(란제리) 브랜드. 1995년부터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속옷 패션쇼를 열었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쇼' 중 하나가 되었다. 유명 가수의 공연과 화려한 연출이 특징이며 세계 곳곳에 방송된다. 오죽하면 이 쇼가 방송될 때는 뉴욕의 교통사고가 급증한다는 얘기도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전속 계약 모델은 '엔젤'이라고 불리며 한 때 커머셜 모델의 커리어 중 최고로 치기도 했다. 엔젤들만 패션쇼 때 날개 소품을 입을 수 있는데 다큐멘터리 같은데 보면 처음 날개를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델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모델들의 평균 신장은 177.8cm, 체중은 50.8kg, 허리둘레는 24인치이다. 대부분이 백인 모델들이며 흑인 모델들이 약간 있다. 정형화된 가슴 크로 마른 백인 미녀의 기본으로 아시아인이 에인절로 뽑힌 적은 없어서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2010년대에 들어 빅토리아 시크릿의 기본 컨셉이었던 '미국 백인 남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판타지'가 한물 가면서 주 구매층의 여성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고, 아동 성매매와 성폭행으로 큰 이슈가 됐던 제프리 엡스타인과 빅토리아 시크릿 회장 간의 각별한 친분이 있었는데 모델들을(심지어 미성년 모델들까지) 거물들에게 고급 창녀로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또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 등이 일어나면서 빅토리아 시크릿은 여성들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주가는 바닥을 쳤고 매각설까지 나오는 등 위기에 봉착하게 되자 2019년 새 CEO를 영입하고 회사의 '남성의 판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의 컨셉을 근본부터 뜯어고쳤다.
전형적인 백인 미녀의 모습을 담아오던 패션쇼도 '빅시의 핏이 더 이상 올바르지 않다' 며 2018년 폐지했고 (이미 30%를 넘던 패션쇼 시청률도 1%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한 때 미의 상징이었던 엔젤도 2021년 6월 전원과 계약 해지를 했다. 대신 다양한 여성 아이콘들을 모델로 삼으며 '남자들이 원하는 속옷이 아닌 여자들이 원하는 속옷에 집중하겠다'로 밝혔고 그래서인지 주가도 2021년 8월에 3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다양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로의 이미지 변신을 했으나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2023년 9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런웨이를 대신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패션쇼를 공개했지만 콘텐츠의 평점은 5점 만점에 1.7점에 불과했다.
결국 빅토리아 시크릿은 어려운 회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리고 최근 사회적 분위기가 또다시 바뀌었다는 판단 아래 회사 전통적인 형식의 패션쇼 재개를 결정했다. 2024년 6년 만에 부활한 패션쇼는 전 블랙핑크였던 리사가 오프닝을 맡았으며 세계적인 레전드 모델 지지 하디드와 아드리아나 리마, 케이트 모스 등이 런웨이를 걸었다. 또한 그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지나치게 깡마른 몸매의 모델만 쓴다는 지적을 받아온 점을 의식한 듯 애슐리 그레이엄 등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도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