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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노예와 프라이드 치킨의 역사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5. 2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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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 옷을 입힌 닭을 기름에 튀겨 먹는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의 흑인 노예들이 먹던 음식에서 유래되었다. 17세기 미국 남부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백인들은 오븐에 굽는 로스트 치킨을 주로 먹었다. 이때 주로 사용된 부위는 살이 많은 몸통이고 살이 적은 목과 날개는 버려져서 노예로 일하던 흑인들의 몫이 되었다. 노예 흑인들의 숙소에는 오븐이 없었기 때문에 대신 돼지기름이나 목화씨에서 추출한 면실유에 닭을 튀기고 들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브를 향신료로 사용해 맛을 낸 것이 오늘날의 프라이드치킨의 원조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라이드치킨은 바삭하게 튀겨져 뼈째 먹을 수 있고 열량도 높아서 육체노동을 하던 노예들에게 알맞은 음식이 되었다. 치킨의 발달은 노예제도 폐지 이후에도 이루어졌다. 남북전쟁 이후 노예제도가 폐지된 후에도 흑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종차별은 계속되었는데, 이는 식당도 마찬가지라 유색인종을 받지 않는 식당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일을 하는 흑인들은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는데 장시간 보관이 가능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라이드치킨은 선호되는 메뉴였고 점차 다양한 조리법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프라이드 치킨은 흑인들 입장에서는 '선조부터 먹던 음식'이라는 인식과 함께 '인종차별의 시그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영화화도 된 '헬프'라는 소설과 영화 '그린북', 그밖에 많은 대중매체에서 프라이드치킨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오바마와 치킨을 합성시킨 사진을 유포하여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고, 골프에서도 타이거 우즈와 사이가 나빴던 세르지오 가르시아가 인터뷰에서 "우승하면 우즈를 매일 초대해 프라이드치킨을 대접하겠다"라고 했다가 스폰서인 아디다스와의 계약이 끊어질 뻔한 곤욕을 치르고 사과해야 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뉴욕의 한 중학교에서 점심 메뉴로 프라이드치킨과 수박(수박 역시 흑인 저소득층이 즐겨 찾는 저렴한 과일이란 인식이 있다)을 내놓았다가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고 학교장이 사과한 적도 있었다. 게다가 급식이 나온 날이 2월 1일로 "흑인 역사의 달" 첫날이라는 점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음식점에서 검은 양념을 바른 "흑형 치킨"을 팔았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닭다리를 가장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크지만 서양에서는 의외로 닭다리보다 닭가슴살이나 닭안심 등 몸통 부위를 더 선호한다. 이는 조리법의 차이에서 기인하는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닭을 주로 삶거나 볶거나 튀겨 먹는데 그런 조리법은 지방 함량이 많은 닭다리 부분은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지만 닭의 몸통 부분은 퍽퍽해지는 반면, 서양에서 닭을 오븐에 넣고 구워먹는 로스트 치킨 식으로 조리할 경우 몸통 부위도 촉촉한 식감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또한 동양에서는 고기 먹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근육이 탄력이 있어 쫄깃하고 지방 함량이 높은 다리 부위를 선호하지만 고기 먹을 기회가 많은 서양의 경우 기름이 많지 않은 담백한 살코기 부위를 선호한다. 그래서 닭가슴살이나 닭안심부위는 'White Meat'로 구분하고 닭다리나 날개는 'Dark Meat'라고 구분한다. (이는 물론 고기의 색으로 구분한 것이다.) 또한 서양에서는 닭다리 부분을 '땅에 닿는 부분'이라 좀 더럽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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