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탕

나비탕이라 하여 고양이로 끓인 탕을 먹으면 관절염에 좋다는 민간요법이 있다. 심지어 동의보감에도 쓰여 있다고 하여 사람들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의보감에 고양이탕이 골증열에 좋다고 쓰여 있긴 하나 여기의 골증열은 폐와 신장의 병을 뜻하지 골(骨) 자가 쓰여 있다고 뼈에 좋은 건 아니다. 애초에 동의보감은 중국과 한국의 의학 서적들을 하나로 모아 편찬한 책으로 실제 병증과 실질적 처방만 있는 게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주술적 요법까지 전부 다 체계화하여 기록된 책이다. 동의보감에는 수은의 효능(뭐 20세기 유럽에서도 수은 처방이 나왔었으니 그건 할 말 없다 쳐도), 부부가 서로 사랑하게 하는 처방, 물에 빠져 죽은 사람 살리는 처방, 아들 낳는 처방, 목에 가시가 걸렸을 때 외는 주술 등이 적혀 있다. 하여간 나비탕은 고양이가 워낙 유연하다 보니 '유연한 고양이를 먹으면 내 관절도 유연해지지 않을까?'라는 심리적 요인 외에는 아무 효과도 없다. 오히려 위생적으로 문제가 되는 길고양이를 먹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가 더 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