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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을 102% 낸 동화작가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2. 10. 3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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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출신의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말괄량이 삐삐', '개구쟁이 에밀' 등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녀의 동화는 안데르센, 그림 형제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라고 한다. 1975년 린드그렌은 스웨덴 사회민주당 정부의 세금 폭탄에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세금으로 낼 수밖에 없었는데 사민당 정부가 복지제도 강화를 명목으로 일반소득세의 한계세율을 기존의 80.2%에서 87%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소득세 87%에다 연금, 건강보험 등의 사회보장세까지 합하면 세금 부담률이 소득을 넘어선 102%가 된 것. 그녀는 이를 풍자하는 동화인 '폼페리포사 인 모니스마니아'를 '엑스프레센'에 기고한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세법과 자영업자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과세 정책을 비판하며 집권당인 사민당의 책임을 따진 것이다. 사민당과 집권층은 즉각 '그녀가 기본적인 계산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는 부유한 작가의 문제제기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 라며 역공을 취했다.



    [부연설명] 하지만 그녀는 지속적으로 "나는 돈을 많이 버는 작가이기 때문에 사회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자영업자의 등골을 빼먹을 정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정부 정책이 문제다" 라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며 10여 편의 정치 논평을 발표한다. 실제 린드그렌은 20대 때부터 사민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녀의 지속적인 호소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감독인 잉마르 베리만이 조세 회피 혐의로 체포된 후 환멸을 느끼고 스웨덴을 떠나는 일 등이 일어나며 그녀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군나르 스트렝 재무부 장관을 필두로 한 사민당 정부는 이런 것들을 '작은 해프닝'으로 치부해 버렸으나 1976년 선거에서 패한 사민당은 정권에서 물러나게 된다. 물론 린드그렌의 조세 비판이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다. 당시는 1971년의 개헌과 오일쇼크 이후의 경제문제, 핵발전소 논쟁 등이 얽혀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후 중도우파 '부르주아 정당연합'이 8년 동안 정권을 잡게 된다. 하지만 1930년부터 사민당이 철저하게 구축해 놓은 복지시스템, 소위 '국민의 집'이 워낙 철저했기 때문에 부르주아 정당연합도 완전고용과 사회적 권리라는 경주로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부연설명] 이 사건에 대하여 기득권층이나 우파에서는 복지를 위한 세금 인상 논란이 있거나 부유세 등의 소위 '부자과세'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거기에 대한 반대 예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보수 진영이나 경제 관련 언론에서 인용하는 경우가 있다) 살짝 핀트가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린드그렌은 당시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천문학적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었고, 이후 스웨덴은 높았던 자영업자에 대한 세율 (그래서인지 스웨덴은 이민자들이 자영업을 많이 했다)을 대폭 낮추면서 6%밖에 되지 않던 자영업자 비율을 끌어올렸고 소규모의 자영업자에게는 면세의 혜택까지 준다. 현재 스웨덴에서는 3명 이하를 고용하고 연소득 15,000 크로나 이하의 자영업자는 세금을 면제해 주고, 10명 이하의 직원을 고용하고 연 순매출행 2,400만 크로나 이하의 자영업자는 회계사 고용의 의무를 면제해 주고 있다. 이러한 지원의 영향인지 이민자 외 스웨덴 토착민들에게도 자영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한 '유럽 자영업자 만족도' 조사에서 스웨덴의 자영업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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