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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도 진실과 거짓,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1. 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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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일본도는 무로마치 시대 기준으로 봐서는 가장 좋은 무기였던 것은 사실이다. 전국시대부터는 조총이 전쟁의 제1무기가 되면서 오히려 일본도를 사용할 일이 적어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과거처럼 일본도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 명나라 때나 조선 중기 시절 기록을 살펴봐도 일본도를 높게 평가하는 기록들이 있긴 하다. 물론 당시 일본이 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구장창 전쟁만 하고 살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실력이 뛰어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본도에 대해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는게, 일본의 전통 제철 방식인 타타라 제철 방식은 생산 효율이 극히 낮고 (광석 10kg를 제련하면 강괴 1kg밖에 얻지 못함) 불순물이 많이 섞여 좋은 철을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발달한 것이 접쇠 공정인데, 엄밀히 말해서 이 접쇠 공정은 무슨 신의 기술이 아니라 워낙 나쁜 철의 성능을 어느 정도 높이는 방식이었다. 또한 일본도는 내구성을 위해 부드럽고 유연한 신가네를 검의 심으로, 단단하며 강도가 높은 하가네를 표면으로 감싸는 기법을 이용했는데 이 작업이 100% 장인의 수작업에 의해 이루어졌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철로 하나의 검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이걸 사람의 감으로 하다 보니 구성이 고르지 않거나 신가네가 밖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어쩌다가 이 조합이 잘 되어 괜찮은 검이 나오면 그걸 명검이라고 칭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당시 일본도의 제작 기술은 무슨 시대를 뛰어넘는 오파츠를 생산한 게 아니라 당시 기술력과 생산 시스템 하에서 최대한 쓸만한 물건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냉정하게 따져서 일본도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진 건 서양 기술로 만들어진 철(서양에서 넘어온 철강을 남만철이라고 불렀음)로 일본도를 만들면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도가 맨날 한번 쓸때마다 망가지는 쓰레기였다는 건 아니다. 애초에 병기는 소모품이고 어느 나라의 검이건 전쟁 중에 부러지거나 휘는 경우는 자주 생긴다. 심지어 현대 히스토리 채널에서 하는 '최강의 검'프로그램만 봐도 최신 현대 기술을 집약해서 칼을 만들어도 경연 중에 날이 나가고 휘는 경우가 생긴다. 일본도는 대나무도 못 베고 칼날에 조각이 가능할 정도로 약한 검이다라는 말은 다른 검에도 공통적으로 나오는 현상이다. 또한 일본 검술에 검을 부딪히는 기술이 없고 두 자루를 차고 다니는 것은 맨날 하나가 쉽게 부러지기 때문이다라는 것도 당시 사료를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거짓이다. 정리하자면 일본도는 나쁜 칼은 아니나 그렇다고 다른 나라의 검을 모두 씹어먹을 정도의 엄청난 초 슈퍼 울트라 판타스틱 성검도 아니란 얘기다.

     

     

    주제를 좀 바꿔 일본도 하면 검날 얘기만 하는데, 사실 일본도는 검날 외 부분이 더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인 경우가 많다. 칼자루는 어피(주로 가오리)로 감고 가죽끈이나 면끈으로 감았는데 그 매듭이 섬세하여 그립감이 가히 예술이라고 하며 검으로 상대를 베었을 때의 충격을 적당히 완화해 준다. 카시라와 후치, 하바키에는 섬세한 장식 문양이 들어가며, 특히 츠바(코등이)는 예술품의 경지까지 오른 것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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