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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상 아버지 살인사건은 진짜 있었던 일인가?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9. 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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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중종때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겸상을 했다는 이유로 용서해 줬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중종 때 일어난 것은 맞는데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게 아니라 말싸움하다가 밥사발을 던지는 모습을 이웃집이 보고 관아에 신고한 사건이다.

    물론 당시에는 아들이 아버지를 폭행하는 것만으로도 사형을 받을만한 대죄였기 때문에 결국 아들이 잡혀왔는데, 황해감사 김정국이 아들에게 '너 아버지 폭행죄는 사형인 거 모르냐?' 고 하자 아들이 '죄인 줄 몰랐다. 평상시에도 서로 싸우고 물건 집어던지고 하는 게 일상이라 사형까지 되는 죄인 줄 몰랐다. 만약 그게 사형이라는 걸 알았다면 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자백하지도 않았을 거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김정국이 가르치지 않고 형벌하는 것도 백성을 속이는 일이고, 백성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잘못도 있다라며 스스로 반성하고 곤장을 쳐서 사면한 일이 있었다.

    이후 김정국은 5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백성들의 교화에 관심이 많았다. '성리대전절요', '경민편' 등 백성들을 계도하기 위한 책을 많이 썼으며, 위에 언급한 이야기는 '경민편'에 실렸다가 김정국이 죽은 후 110년이 지난 효종 7년에 다시 펴내 백성들의 교화서로 쓰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일이 후대에 전해지면서 이야기와 신문기사로 넘어가면서 어느샌가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다가 밥사발로 아버지를 쳐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가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겸상해서 밥을 먹다가 밥사발로 아버지를 쳐 죽여서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로 바뀌게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백성들을 가르치지 않고 처벌만 해서는 안된다" 라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백성을 생각하는 이야기가 어느샌가 "겸상을 하면 아버지를 패 죽여도 나라에서 '어쩔 수 없지' 라며 봐줬다"는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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