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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 되었을까?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9. 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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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까지는 다이아몬드는 인도에서만 나오는 보석이었으며 인도 광산은 대부분 고갈상태였다.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보석도 아니었다. 오죽하면 '일반인들은 20세기까지 다이아몬드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187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오렌지강에서 한 소년이 반짝이는 조약돌을 발견하고 그게 2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원석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다이아몬드 러시가 일어났다. 10년 만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도가 수백 년간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은 다이아몬드를 생산했다. 다이아몬드가 쏟아지자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귀족들은 값이 떨어지고 흔해진 다이아보다 루비 같은 다른 보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이아몬드 사업가들은 자신들의 과잉생산 때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투자한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날릴 위험에 쳐했다.

    그때 영국의 젊은 다이아몬드 사업가 세실 로즈가 나섰다. 그는 충분한 자금을 이용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른 다이아몬드 사업체를 사들이거나 합병했고 거대 다이아몬드 기업 '드비어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시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시장 가격을 강제로 조절했고 다이아몬드 광산이 새로 발견될 때마다 그곳을 장악해서 생산량을 조절했다. 결국 현재까지도 다이아몬스를 사려면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를 살 수밖에 없게 되었고, 다이아몬드의 가격과 유통 역시 드비어스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여간 드비어스는 이러한 완전독점을 통해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통제할 수 있었지만 팔리지 않은 다이아몬드의 재고가 다음 문제로 대두되었다.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의 생산을 통제한 다음,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드비어스는 뉴욕의 광고회사 N.W.Ayer와 합작하여 브랜딩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눈여겨본 건 수천 년간 사랑과 결혼 서약의 상징으로 사용됐던 반지였다. 이들은 엄청난 양의 광고와 PPL,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며 사랑을 증명할 최상의 방법이라고 홍보했다. 그 유명한 홍보 카피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엄청난 물량의 홍보에 점차 사람들은 세뇌되기 시작했고 이 이미지네이션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퍼져갔다. 드비어스 제국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결국 현대에 와서 드비어스의 이 광고전략은 완벽히 먹혀들어 다이아몬드 반지는 결혼하는 남녀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겼다.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하지 않는 남자는 어딘가 하자가 있는 남자가 되었다. 또한 드비어스는 '사랑의 맹세로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되파는 것은 사랑의 배신이다'라는 홍보와 '다이아몬드는 가격이 절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갖고 있어도 절대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상반된 홍보 전략을 세웠다. 다이아몬드의 비싼 가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중고 다이아몬드가 시장에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사실 다이아몬드의 환금성은 금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현재에는 드비어스의 이 다이아몬드 독점은 많이 깨졌다. 남아프리카의 광산이 점점 고갈되는 와중에 아프리카와 러시아에서 새로운 광산이 개발되어 드비어스의 독점구조는 과반수 밑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드비어스는 아직까지 다이아몬드의 강력한 유통망을 쥐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전쟁의 목적이자 자금원으로 무장 세력들이 현지인들을 착취하며 채취한 다이아몬드, 일명 '피의 다이아몬드'가 나오기도 했다.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무장세력이나 독재세력, 군부 등에서 민간인들을 강제로 다이아몬드 채굴 노역에 동원하여 그 과정에서 많은 사고와 처형이 일어났기 때문이며, 또한 그렇게 다이아몬드로 번 돈으로 무기를 사서 사람들을 쏘아 죽이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다이아몬드는 인조 다이아몬드에게 다시 한번 위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인공적으로 실제 천연 다이아몬드와 구별할 수 없는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며,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다가 위에서 언급한 피의 다이아몬드같이 채굴 과정의 비인도적 노동환경은 물론 탄소 배출량까지 적다는 윤리적 문제까지 어필,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지게 되었다. 전지구적인 경제 침체도 원인 중에 하나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 1캐럿 기준 인조다이아몬드가 천연다이아몬드보다 800만 원 이상 저렴하다고 한다. 인조 다이아몬드의 여파 때문인지 모르지만 최근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40%나 떨어지고 있다. 드비어스 측은 코로나 팬데믹 때 발생한 보복 소비가 끝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주장했지만, 업계에서는 인조 다이아몬드의 수요 급증이 주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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