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이나 올림픽 메달따면 병역면제? 병역특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거나 올림픽 동메달 이상을 따면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 얘기하면 면제가 아니라 대체복무이다. 병역법 제33조의 8 제1항에 의거해 현역병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병역의무자가 병역의 의무를 지는 대신 예술 혹은 체육 분야에 종사하여 해당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완수한 것과 동등하게 인정받는 보충역 복무제도이다. "병역 특례"라고 하는 게 맞지 "병역 면제"라고 표현하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한마디로 예체능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사람은 군대에 가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보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는게 더 국익에 이득이 된다는 논리라고 보면 된다. 특히 선수 생명이 매우 짧고 전성기가 거의 군복무기간과 겹치는 운동선수의 경우 병역 특례가 선수 생명과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기껏해야 30대 초중반이면 선수생활이 끝나게 되며 가장 몸이 좋은 20대에 군 복무를 해야만 하며, 또한 군대에 갔다 오면 다시 몸을 만드는데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고 아예 선수 복귀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며, 군대에서 운동할 수 있는 상무 TO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운동선수들에게는 이 병역특례제도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운동선수만 중요하냐? 프로그램을 잘 짜는 재능은? 글쓰기를 잘 하는 재능은? 외화를 엄청 벌어들이는 사업체의 CEO는?'이라며 형평성의 문제가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국제대회가 없는 종목(예를 들어 UFC)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다. 최근 BTS의 병역 문제가 큰 이슈가 된 것도 'BTS가 올림픽 메달보다 국위선양을 비롯한 모든 측면에서 부족한 게 뭔가?'라는 지적이 나온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사실 운동선수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군대 면제(사실은 병역 특례)를 받게 되면 그 이후 아무것도 안하고 놀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병역 특례 요원이 되더라도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고, 일정 기간(2년 10개월) 동안 해당 직종에 종사해야 하며, 직종과 관련한 544시간의 봉사 활동을 이수해야 한다. 손흥민이 한국에 올 때마다 빡빡한 스케줄 쪼개서 유소년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게 그래서이다.(최근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도 인정해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같은 축구의 장현수가 이 봉사실적 서류를 위조했다 걸려서 대한축구협회에서 병역 특례 선수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국가대표 선발자격 영구 박탈과 개인에게 줄 수 있는 최대 액수인 3천만 원의 벌금을 매긴 적도 있다.

또한 해당 기간중에 체육선수의 경우 선수 활동, 혹은 지도자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 실제 박주영이 2014년에 팀을 구하지 못해 이 규정에 걸려 문제가 된 적이 있어서 세부 규정이 만들어졌다. 승부조작 등 부정행위를 하거나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바로 군(현역 or 사회복무요원)으로 끌려가야 한다. 도핑이 걸려 메달이 박탈당해도 안된다.

기본적으로 위에 언급했듯 아시안게임 금메달, 혹은 올림픽 동메달(정확히 얘기하면 아시안게임 1위, 올림픽 3위이다) 이상이 기본이나 2002 한일월드컵 16강 진출이나 2006 WBC 4강 진출 같은 특별한 상황에 병역 특례가 적용된 적도 있었으나 현재는 없어졌다. 또한 원래는 '단 한 경기라도 실제 뛰어야 자격이 부여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2019년 사라져 최종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라면 출전하지 않더라도 자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수상 당시 상무 복무중일 경우 과거엔 적용받지 않았으나 (2002 아시안게임 농구 금메달을 딴 현주엽은 그래서 복무를 끝까지 하고 나왔어야 했다) 만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축구가 금메달을 따면 김천 상무 소속인 조영우는 바로 전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