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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간에 퍼져 있는 교황의 사망 확인 절차는 사실일까?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5. 2. 18. 23:29300x250
교황의 장례식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데 교황청에 있는 '교황 장례 예식서'와 요한 바오로 2세가 1996년 공포한 사도좌 공석 및 교황선출에 관한 교황령인 '주님의 양 떼'에 따라 진행된다.
항간에는 교황이 사망하면 궁무처장이 세 차례 교황의 세례명을 부르고 은망치로 교황의 이마를 가볍게 두드리며 응답여부를 확인한다. 응답이 없음이 확인되면 추기경단의 구성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황의 교황의 옥새이자 교황 권위의 상징인 페스카토리오(어부의 반지)를 손가락에서 떼어낸 다음 은망치로 부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과거에는 이와 유사한 의례가 있었을 지는 모르지만 교황 사망 후의 절차와 관련된 공식 문서에는 어디에도 망치로 사망한 교황의 머리를 두드리는 것에 대한 언급이 없다. 현재에는 1차로 의료진이 사망 확인을 한다. 요한 바오로 2세가 2005년에 사망했을 때에도 심전도 검사를 통해 그의 사망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루머가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19세기의 교회사를 보면 궁무처장이 교황의 시신이 있는 방의 문을 황금 망치로 세 번 두드린다는 기록이 남아 있긴 하다. 또한 교황의 죽음을 확인하는데 망치가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트윗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금색 망치 사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망치는 포르타사타, 즉 신성한 문을 여는데 사용되는 망치로 희년의 성문을 여는 행사에서 교황이 은망치로 세 번 두드려 여는 행사에서 사용되었었다.
다만 선종한 교황이 끼고 있던 어부의 반지를 파괴하는 행위는 사실이다. 교황이 숨을 거두면 추기경들이 참관한 자리에서 간단한 의례를 행한 뒤 어부의 반지에 십자 모양의 깊은 흠집 두줄을 내어 망가뜨리는데, 이는 사망한 교황의 치세가 끝났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 신임 교황이 선출되기 전까지 사망한 교황의 이름으로 문서가 위조 날인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교황의 사망이 확인되면 교황 관저는 첫 추기경회의 소집때까지 교황 관저 전체를 봉쇄하며 로마 교구의 총 대리 추기경은 교황의 사망 소식을 공지한다. 교황청에는 조기가 게양되고 교황청의 임시 최고지도자가 되는 추기경단의 수석 추기경은 전 세계 모든 추기경에게 교황의 부음을 알리고 추기경 회의를 소집한다.
교황의 장례는 보통 9일장으로 치러진다. 교황의 시신은 방부처리되어 성베드로 대성당 내 클레멘타인 소성당에 안치되며 추도객들의 방문을 받게 된다. 장례미사와 매장은 보통 선종 이후 4~6일 내 이뤄지는데, 장례식은 날씨가 좋으면 전세계 가톨릭 성직자들과 각국 지도자 및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진다.
장례미사에서는 교황의 업적을 기리는 송덕문이 낭송되고, 그 내용은 다시 청동으로 된 원통에 담겨 교황의 발치에 놓이게 된다. 이 모든 절차가 끝나면 교황의 얼굴 위에는 비단천이 덮히고 관은 봉해진다. 장례 미사 중에는 자주색, 금색, 붉은색 유니폼을 입는 스위스 호위병들이 무릎을 꿇고 오른손에 미늘창을 아래로 내리고 왼손으로 경례를 하는 절차도 있다. 과거에는 납으로 제작된 관은 장례식을 마친 뒤 대성당 주 제대의 왼쪽에 있는 '죽음의 문'을 통해 운구됐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교황의 시신은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마련된 묘소에 사도 베드로와 역대 교황들의 곁에 안치된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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