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라까이와 보도자료, 기자윤리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2. 7. 19. 22:42300x250
기사 용어로 '우라까이'라는 말이 있음. 일본어 '우라가에스(裏反す)'가 변형된 말로 '뒤집다, 변경하다' 라는 뜻임. 옛날에는 신문들이 아침에 신문 나오기 전날 저녁에 '가판' 이라는걸 발행했었음. 사실 오지에 다음날 아침 새벽 신문을 먼저 배달하기 위한 측면도 있었지만 일종의 베타테스트판 같은 성격도 컸음. 각 신문사들이 가판을 발행하면 신문사들은 다른 신문사들의 가판을 좍~ 모아서 놓친 기사 있는지 챙겨서 넣고 기사 수위 조절하고 그랬음. 이 가판들은 대기업이나 정부부처에도 들어갔기 때문에 이들도 다음날 아침에 나갈 기사를 미리 확인하고 권력으로 찍어누르거나 광고 등을 이용해 로비를 하는 등 보도를 차단하거나 수위를 낮추곤 했음. 어떨 때는 언론에서 기사를 이용해서 광고 거래를 하는 용도로도 쓰였고 빠진 기사거리나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다음 번 판갈이에 기사를 보강해서 냈음. 즉, 이 가판 제도는 정치와 언론간의 권력으로 얽힌 정언유착과 경제와 언론간의 돈으로 얽힌 경언유착의 도구가 되어 왔음. 가판이 없어진 지금에도 기자들은 포털을 떠돌며 다른데서 올린 기사 중에 괜찮은게 있으면 표현만 살짝 바꿔서 내버림.
옛날에는 이런 우라까이를 부끄러워 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지금은 워낙 당연한 일이 되었고 오히려 다른데서는 다 기사 냈는데 우리만 안내면 데스크에서 지랄지랄할 것임. 그리고 요즘은 기업들이 '보도자료' 라고 해서 아예 기사를 거의 완성해서 사진자료까지 첨부해서 같이 보내줌. 옛날에는 중요한 내용만 요약해서 보내줬었는데 기자들이 기사 쓸 시간 없다고(혹은 쓰기 귀찮다고) 기사화를 안하거나 역으로 보도자료 낸 곳에다 항의를 해서(!) 요즘에는 아예 보도자료가 99% 기사화 되어서 나감. 기자들은 그거 긁어서 내용 쪼끔만 다듬고 조사 같은 거만 조금 손본 다음 바로 기사 올림. 포털 섹션에서 갑자기 똑같은 제목에 똑같은 사진 써서 여러 개의 언론사에서 기사가 주르륵~ 올라오는게 그런 것들임. 그리고 기사 '파는' 것도 있음. 기업이나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들에서 자기네들을 홍보해 주는 기사 몇개를 써 주면 광고 얼마어치를 올려준다는 식으로 계약을 맺음. 이게 어떻게 보면 돈받고 기사를 써 주는 건데 요즘은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관리자들이 자기 담당에서 이런 '계약'을 얼마나 따 오느냐는 영업력이 관리자들의 능력의 척도가 되고 있음.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m를 13초대에 뛴 70세 할아버지 (0) 2022.07.19 G1 대회에서 최초로 우승한 백마 (0) 2022.07.19 슬리데린은 진짜 나쁜 애들만 있을까? (0) 2022.07.18 한국의 중화요리의 원류는 산둥요리 (0) 2022.07.18 빈볼 (0) 202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