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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파 싸움과 일제의 영향을 받은 조선왕조실록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5. 9. 20. 00:10300x250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역사 기록물인 조선왕조실록은 원본성, 신뢰성, 진본성을 특징으로 단순한 역사 자료를 넘어선 가치를 가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그 독창적 가치와 철저한 기록 방식으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보적인 역사 기록물로, 조선 문명의 정수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 공통의 역사적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이 실록들 중에는 나중에 고쳐서 기록된 실록들이 있다. 선조수정실록, 현종개수실록, 경종수정실록, 숙종실록보궐정오가 그 예이다. '수정실록'은 본래의 실록에서 일부 내용을 고치는 것이고, '개수실록'은 처음부터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이어서 분량도 훨씬 늘어난다. '보궐정오'는 본래의 신록에서 잘못된 글자나 내용을 찾아내 빠진 것을 채워 넣고 틀린 것을 고친 뒤 부록처럼 붙이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실록의 수정은 대부분 당쟁 - 당파싸움의 영향이 컸다. 당파싸움이 극심하던 시절에 집권당의 사관이 자기 당파에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실록을 편찬하여 공정성을 잃게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뒤에 집권당이 바뀌면 수정하여 다시 편찬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실록을 다시 편찬했더라도 기존 판본을 파기하지 않고 같이 보관하도록 하여서 후대에 두 가지 관점에서 모두 분석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되었다. 숙종실록의 경우엔 출판기간중에 정권이 소론에서 노론으로, 그리고 다시 소론으로 바뀌는 통에 출판까지 10년이 걸렸고 노론과 소론의 입장에서 적은 두 가지 판본이 다 전해지고 있다.
그밖에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일제가 강제로 조선을 병합한 후 일본의 감독하에 편찬되어 일본인들의 왜곡된 기록이 포함되기 때문에 조선왕조실록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 두 실록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부터 1935년까지 조선총독부의 이왕직의 주관하에 조선사편수회에서 편찬 및 간행되었다. 이 두 실록의 편찬사업은 일제의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며 일본의 비중을 높이고 다른 국가의 기록들은 의도적으로 축소하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편찬 과정에서 고종 시대 근대화 사업 추진 중에 생산된 정부 공문서 1만 1천여 종에 달하는 자료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국보는 물론 세계기록유산에서도 빠져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산왕조실록은 거의 전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반영된 기록유산이라고 전 세계에 평가받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실록 자체가 직서주의에 입각해 작성되었고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정부 주도로 일관된 서술 체계에 의해 작성된 기록물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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