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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벌레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2. 9. 1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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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벌레. 완보동물문에 속하는 동물의 총칭. 지금까지 1300여 종이 발견되었다. 길고 포동포동하며 몸길이는 50㎛~1.7㎜ 내외이다. 곤충과 비슷하지만 물속을 느릿느릿 걸어 다니기 때문에 완보동물문으로 구분되며 특유의 걷는 모습 때문에 곰벌레라고도 불린다. 다리는 8개이며 앞다리에는 4~8개의 발톱이 달려있고 입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이끼가 많은 습지나 호수의 침전물, 퇴적물에서 주로 서식하며 조류나 이끼를 뜯어먹는다. 곰벌레가 과학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그 엄청난 생존력인데 히말라야의 고봉이나 수심 4천 미터의 심해, 사막, 극지방의 얼음, 고온의 온천수에서도 살고 있다. 영하 273도의 극저온이나 151도의 고열에도 살며 진공상태나 마리아나 해구보다 6배 높은 수압도 버틴다. 동물 대부분이 10~20Gy 정도의 방사선량에 목숨을 잃는 반면, 물곰은 5700Gy의 방사선도 견딘다. 극한 환경에 처하면 몸을 공처럼 말고 일종의 가사상태에 빠지는데 신진대사 활동을 0.05%까지 줄이며 수십 년 버틸 수 있다. 곰벌레는 DNA를 감싸는 'Dsup'이라는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이 단백질이 극한 상황에서도 DNA가 파괴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한다고 한다.



    물론 위의 극한 테스트에서 곰벌레들이 자유롭게 생존했다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버텼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우주에서도 살 수 있는 동물'이라는 점이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했고 2011년 우주왕복선 엔데버 호에 극한 환경 내성 실험을 위해 곰벌레가 실리기도 했으며 이를 근거로 다른 우주에서도 충분히 외계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2019년 4월 이스라엘의 탐사선 베레시트가 달 착륙 마지막 순간에 엔진 결함으로 달 표면에 추락한 일이 있었는데, 여기 실려 있던 곰벌레가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달의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우주조약이 깨진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국내에서 개발한 국토 위성 1호에 실린 큐브위성 중 조선대와 연세대 연구팀이 개발한 KMSL에 곰벌레 100마리를 실어서 발사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곰벌레들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리카르도 네베스 박사 연구진이 2020년 온라인 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곰벌레는 신진대사를 멈추고 가사상태에 들어가면 가혹한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지만, 활동 상태로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사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곰벌레들이 현재 이상기온으로 올라가는 실제 온도인 약 37도 이상의 고온에 24시간 이상 노출된 곰벌레의 50%가 폐사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곰벌레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일본 국립극지연구소에서 남극 일부 담수호에 서식하는 곰벌레종인 '아쿠툰쿠스 앤탁티쿠스'가 영하 20도에서 30년 넘게 동결된 상태에서 되살아났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최근 10년마다 환경 온도가 0.34도씩 오르고 있으며 점점 건조해지고 자외선량이 증가하는 현재의 남극 기후 추세로는 아쿠툰쿠스 엔탁티쿠스의 개체수가 급감하여 멸종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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