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말아먹은 도박꾼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 김용환

김용환. 안동 지방의 명가였던 의성 김씨 학봉종가의 종손(퇴계 이황의 수제자인 학봉 김성일의 가계)이다.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한 김희성의 모티브 중 한명이기도 하다. 할아버지가 유림의 종장이었는데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전국에서 최초로 을미의병을 창의했다. 김흥락의 제자가 700여명이었는데 독립운동으로 훈장을 받은 사람만 60명이었고, 의성 김씨 가문에서 훈장을 받은 사람이 27명, 학봉 직계에서만 11명이 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김용환은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의병 부대에 참가하고 만주로 망명해서도 독립활동을 했으나 일본제국경찰에게 체포되어 송환된다. 집으로 돌아온 김흥락은 다 포기한 듯 도박에 재산을 탕진하기 시작했다. 주위 모든 사람이 집안을 말아먹은 사람으로 손가락질했다. 노름판엔 언제나 그가 있었는데 밤새 도박을 하다가 새벽에 마지막 판돈을 다 거는데 만약 지면 "새벽 몽둥이야" 라고 소리쳐서 인근에 숨어 있던 수하들이 몽둥이를 들고 도박판을 뒤엎어 버렸다고 한다. 이 때 일가의 가산을 다 탕진했는데 현재 시가로 200억 상당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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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이 재산을 다 까먹자 문중에서는 '집안 말아먹을 종손이 나왔다'고 혀를 찼는데 외동딸 시집갈 때 장롱 살 돈까지 도박으로 탕진, 외동딸은 결국 친정 할머니가 쓰던 헌 장롱을 들고 울면서 시집갔다고 한다. 이렇게 집안 다 거덜낸 노름꾼으로 알려졌던 그의 행보는 일제가 만주 독립군 자금을 추척하다 '안동의 김용환에게 나왔다' 라는 증언을 받아내게 되면서 사실은 독립군 자금줄을 대면서 일제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한 위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딸 시집 가는 날도 그가 도박에 빠져서 얼굴을 안 비쳤다고 알았으나 사실은 독립군 군자금을 댄 혐의로 형무소에 구금되어 있었던 거라고 한다. 광복 이후 임종할 때 이 사실을 알고 있던 독립군 동지 하중환이 이제는 사실을 밝혀도 되지 않겠냐고 물었으나 "선비로서 마땅이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남기고 1946년 향년 60세로 눈을 감았다. 3년상이 끝난 1948년 하중환이 김용환의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의 일화는 교과서에도 실렸으며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외동딸 김후웅 여사는 아버지가 대한민국 훈장을 추서받는 날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라는 글을 발표했다.

 

http://www.cheongson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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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나이 차서 16세에 시집가니

청송 마평 서씨 문에 혼인은 하였으나

신행 날 받았어도 갈 수 없는 딱한 사정

신행 때 농 사오라 시가에서 맡긴 돈

그 돈마저 가져가서 어디에서 쓰셨는지?

우리 아배 기다리며 신행 날 늦추다가

큰 어매 쓰던 헌 농 신행 발에 싣고 가니 주위에서 쑥덕쑥덕

그로부터 시집살이 주눅 들어 안절부절

끝내는 귀신 붙어왔다 하여 강변 모래밭에 꺼내다가 부수어 불태우니

오동나무 삼층장이 불길은 왜 그리도 높던지

새색시 오만간장 그 광경 어떠할고

이 모든 것 우리 아배 원망하며

별난 시집 사느라고 오만간장 녹였더니

오늘에야 알고 보니 이 모든 것 저 모든 것

독립군 자금 위해 그 많던 천석 재산 다 바쳐도 모자라서

하나뿐인 외동딸 시가에서 보낸 농값, 그것마저 바쳤구나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내 생각한 대로, 절대 남들이 말하는 파락호 아닐진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