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만과 설탕

미국의 설탕업계에서 50년 전 학자들에게 '심장질환의 원인은 설탕이 아니라 지방'이라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도록 로비를 하고 연구비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67년 미국의 제당조사재단(SRF, 현 미국 제당협회의 전신)은 하버드대 연구자 3명에게 '설탕과 지방이 심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의 대가로 현재가치로 5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들 연구자들은 심장 건강과 설탕의 연관성을 축소하고 포화지방의 역할을 비난하는 연구결과를 도출하였으며, 이들의 연구는 1967년 뉴잉글랜드의학지(NEJM)에 기재되었다. 논문이 발표된 이후 정부는 국민들에게 지방 섭취를 줄이도록 계도했지만 설탕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 결과 사람들이 저지방 고당류 음식에 대한 섭취가 늘어나게 되면서 오히려 비만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당시 연구자 중 한 명인 마크 헤그스테드는 이후 미국 농무부의 영양분야 수장을 지내며 제당업계에 우호적인 정책을 시행했는데, 예를 들면 미 연방정부에서 '식생활 지침'을 만들 때 설탕은 치아건강에만 연관시키고 포화지방을 심장질환의 주요 요인으로 강조하는 초본을 만들기도 했다.

 

 

 

1970년대 초반 개발된 과당(액상과당)은 이후 가격 대비 성능 및 유통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현재 식품가공 첨가물 중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콘시럽)이라고도 불리며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액이다. 최근 액상과당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계속된 결과 건강에 매우 나쁘다는 점이 밝혀졌다. 대표적으로 비만과 당뇨의 주범으로 알려졌는데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분해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남는 포도당은 간으로 이동하여 글리코겐으로 변환한다. 이 때 글리코겐 저장량이 한계를 벗어나면 지방대사를 통해 체지방으로 바꾸게 되는데 과당은 바로 간으로 직행해서 포도당과 글리코겐으로 변한다. 그러다 보니 금세 글리코겐 포화를 유발하게 되고 바로 체지방으로 변화하게 하는 것. 현재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단맛이 나는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액상과당은 지방간에 치명적이며 과다 섭취할 경우 비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며 2차로 파생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과 발기부전의 원인이 된다. 심하게 말해서 "차라리 술과 담배를 해라"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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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에서 비만인구가 두번째로 많은 나라이다. (2016년 기준 1위는 중국 8,960만 명 2위인 미국은 8,780만 명). 그리고 인구대비 비만율은 1위이다.(중국 인구는 미국의 4배임) 그밖에 OECD 비만 통계에서 최상위원이고, BMI 30 기준 전체 인구의 약 35%가 비만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미국인의 1/3이 비만이라는 얘기(참고로 우리나라는 7%) 그밖에 미국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미국인 사망원인의 25%가 심장질환으로 매년 60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조기사망원인의 20%가 비만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밖에 미국 성인의 49%가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중 하나의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하며 미국 전체 의료비용의 20%가 비만과 관련해서 사용되고 있고, 미국인의 8.3%가 당뇨병에 걸려 있고, 아동 인구의 16.9%가 비만인 상태이다. 미국인의 1/3이 비만이라는 기준도 미국의 평균 BMI는 30에 육박하는데 한국의 비만 기준은 BMI 25이다. 미 FDA 및 WHO는 25~30은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이라고 기준을 삼고 있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비만의 기준보다 미국의 비만 기준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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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국인들의 비만이 심해지는 이유는 1. 과도한 칼로리 공급, 2. 전국민적인 운동부족. 3. 극심한 빈부격차. 4. 비만에 대한 기준이 틀리고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 사회풍토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일차원적으로 잘 사는 사람들이 비만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소득이 낮을수록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저소득층은 저렴한 탄수화물과 당 위주의 재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패스트푸드 이용 빈도가 높으며 운동량이 불충분하고 병원비가 부담되어 제때 치료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 이 소득별 비만율과 덧붙여 인종별 비만의 불균형도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또한 거주 지역 반경 1km 내에 신선식품을 파는 가계가 없는 '음식 사막' 문제까지 퍼져서 아이들이 채소와 과일의 모양을 모르는 지경까지 나오는데 이러한 미국의 음식 사막 지역에 사는 인구만 2300만이라고 하는데, 이 음식 사막 지역과 지역 미만율이 꽤나 일치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미국이 멸망한다면 비만이 원인이 될 것이다'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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