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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철거해버린 역사적 건축물 '카사 델 아구아'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1. 19. 20:54300x250
카사 델 아구아.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으로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스페인어로 '물의 집'이라는 뜻이다. 2009년 제주 ICC 앵커호텔 모델하우스로 지어졌고 이후 갤러리로 운영되어 왔는데, 제주도에서 가설건축물로 존치 기한이 만료된 불법건축물이라며 2013년 철거해 버렸다. 카사 델 아구아는 전 세계에 60여 개의 예술적 건축물을 설계해 전미건축가협회 금메달, 국제건축가연맹상 등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 심사위원을 10년 넘게 맡아 왔다. 이 건물은 그의 유작으로 아시아에서 레고레타의 건축물 중 유일하게 내부까지 공개된 작품이라 건축계에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아오고 있었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 건물을 보기 위해 찾곤 했다. 당시 일반인들과 건축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각층에서 역사적 문화재를 철거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제주시에선 이 건물을 그대로 둘 경우 선례가 되어 앞으로 변칙적, 편법적 건축물에 대해 단속하지 못한다며 결국 철거해 버렸다.
철거와 관련해 여론이 나빠지자 제주시에선 '설계도 원본을 토대로 다른 곳에 건물을 복원해 문화관광자원으로 삼겠다' 며 여론을 돌리려 했으나 건축주들 간에 설계도 소유권을 놓고 법률 다툼 중이어서 손도 못 대는 상황이었다. 당시 제주도에서 땅 주인인 (주)부영에 너무 휘둘려서 편의를 봐 준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실제 부영호텔은 감사결과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설계를 무시하고 시공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하우스라 불리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0년에는 ‘Americas Property Award’의 호텔 건축 및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또한 카사 델 아구아가 가설 건축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정밀하게 건축되었다. 실제 가설건축물이지만 가치를 인정받아 다시 복원하거나 보전해 문화자원으로 활용하는 국내외 사례도 많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아서 멕시코 대사관이 철거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세계 건축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도 논의된 사항이었다. 심지어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의 소유주 역시 공공적으로 이용한다면 무상으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었고, 제주도에서 카사 델 아구아 보전을 위해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해놓고는 철거를 강행해 버렸다. 즉, 얼마든지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보존이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그 자리는 안돼" 라며 철거를 한 것이다. 현재 카사 델 아구아가 있던 자리에는 호텔 부설 공원과 생뚱맞은 정자가 하나 달랑 놓여 있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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