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세요'는 윗사람에게 쓰면 안될까?

'수고'의 한자는 受苦, 뜻을 직역하면 '고통을 받는다'란 뜻이다. ‘수고’는 15세기 문헌에 ‘슈고’라고 나오는데 이후 의미 변화가 일어나 현재에 일 하느라 힘 들이고 애를 쓴다는 뜻이 되었다. 애초에 저 말의 뜻이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고(특히 저 苦자가 고통, 고생의 고자와 같은 글자다) '수고하세요'는 힘들게 일이나 해라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수고하셨습니다'는 윗사람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윗사람에게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실제 국립국어원의 '표준 언어 예절' 책에 보면 "회사에서 아랫사람이 먼저 퇴근하면서 윗사람에게 "수고하십시오"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있으나, 이 말을 듣는 사람은 기분이 상할 수 있으므로 윗사람에게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적혀 있다. 어차피 언어의 뜻이나 용례는 바뀌기 마련이나 아직까지 기성세대 중에는 '수고하세요', '수고하십니다'를 동급의 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하는 인사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언어가 사회적 약속에 기초한다는 점과 의사소통의 공손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