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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테스 V'와 필리핀 리메이크작 '볼테스 V 레거시'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7.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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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작 일본의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인 볼테스 V는 나가하마 낭만로봇 시리즈로 콤바트라 V에 이어 방영되었다. 이 작품은 78년 필리핀에 수출되어 필리핀 국영방송에서 방영되었는데 필리핀에 소개된 최초의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전까지는 미국산 수입 애니메이션밖에 보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어 최고시청률 58%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는데 당시 필리핀 인구가 4천5백만 명 정도였다고 하니 그중 2천만 명이 봤다는 얘기가 된다. 방영시간대인 6시~6시 30분에는 방영시간대에는 거리에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반향이 컸던 만큼 반발도 뒤따라왔다. 태평양전쟁의 영향으로 반일 논란이 있었고 폭력성과 왜색, 군국주의 논란, '이거 보느라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한다', '애들이 완구 사달라고 난리다' 등등 학부모들의 불평이 이어졌다. 그만큼 당시 필리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말 그대로 문화충격이었다. 그런 와중에 최종화가 몇 화 남지 않은 상태에서 당시 필리핀 대통령이었던 독재자 마르코스가 방송을 중단시켜 버리고 말았다.

    방영중단을 시킨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당시 필리핀 정부의 사정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볼테스 V는 엄마찾아 삼만리를 모티브로 한 아버지와 아들의 대하드라마 형식의 작품이었는데 그 과정에 프랑스 혁명사를 반영, 가족의 정과 함께 자유와 해방 정신을 다루어 일본 내에서도 완성도 높은 수준급 스토리로 찬사를 받았다. 당시 독재정권인 마르코스 정권 입장에서 프랑스혁명에서 모티브를 딴 사회적 모순을 타파하는 민중 혁명 장면이 나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 이후 민주화 혁명에 의해 마르코스 정권이 물러난 후인 1999년 미방영분과 결말을 모두 재방송했는데 이것도 4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필리핀의 이러한 사회현상급 인기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인지하고 이를 다룬 NHK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 TV프로그램에서 필리핀 길거리에서 '볼테스를 아느냐?'라는 질문을 했는데 응답한 88명 모두가 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고.

    우리에게는 "아무리 태풍이 불어와도~ 태산같은 파도가 밀려와도~"로 익숙한 오프닝 오프닝과 엔딩 주제가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참고로 엔딩은 로봇물 엔딩송 중 최초로 로봇 이름이 들어있지 않은 노래이기도 하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려지며 주제가를 부른 호리에 미츠코는 국빈대우를 받으며 열광적인 반응을 받으며 콘서트를 하기도 했고, 아베 신조의 필리핀 순방 때 필리핀 청년들이 볼테스 V의 엔딩 테마를 부르면서 환영하기도 했다. 여담으로 볼테스 V의 주제가가 필리핀군의 군가로 사용되기도 한다. 참고로 일본 일각에선 필리핀 민주화혁명과 마르코스 실각이 볼테스 V의 방영중단이 기폭제가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서는 "볼테스 V를 보려고 혁명을 일으켰다"는 농담이 돌기도 했지만 진짜 민주화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건 좀 과대포장에 국뽕이 가미된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다 필리핀에서 볼테스 V의 실사화 제작을 2020년 발표했다. 제목은 '볼테스 V 레거시'로 3년간의 제작기간에 총 80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졌다. 현재 상황에 맞춰 약간의 설정변경이 가해졌는데 일례로 원작에서는 10대 청소년들에게 볼테스 V에 타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서 태웠었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20대 군인들이 타는 것으로 바꿨다. 리틀 존만은 아이임에도 탑승하게 되는데 프로그래밍과 로봇제작의 천재라는 설정을 붙였다. 그밖에 80화로 늘어나다보니 오리지널 스토리와 등장인물, 배경 스토리 등이 추가되었으며, 적국인 보아잔의 비중도 늘어났다. 주제가만은 필리핀 가수가 일본어 그대로 불렀다. 일본어로 부르는 이유는 과거에 처음 방영했을 때 주제가를 일본어로 틀었던 터라 대다수의 필리핀 국민들이 일본어는 몰라도 일본어 주제가는 다 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방영 이후 필리핀 드라마 장르에서 시청률 1위를 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여러 언론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큰데 '원작에 대한 애정이 잘 느껴진다' 라며 호평이 대다수이다. 원작자인 토에이에서 일본 방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볼테스 V 레거시 합체장면

     

    볼테스 V 레거시 전투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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