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부대원 특식 삼계탕 50마리 챙겨간 부대장 보직해임... 근데 보직해임이 뭐야?

 

보직해임. 군인사법 제17조, 국방인사관리훈령 제9조의 3에 의거 인사권자가 부하의 비위나 직무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해당 직위의 직무담임을 강제로 해제하는 인사조치. '해임'이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 목 날아가는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군인신분과 계급은 그대로고 맡은 보직에서만 해임되는 행위이다. 또한 보직해임은 징계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인사조치에 해당한다. 보직해임을 당했을 경우 진급심사에서 감점사유로 작용하며, 보직해임된 장교나 준사관 및 부사관이 3개월이 지나도록 보직되지 못하거나 2회 이상 보직해임된 경우에는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되어 전역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뭔가 되게 안좋은 일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뭔가 사건이 터져서 여론이 안좋아지자 군에서 면피성으로 일단 사건 당사자를 보직해임을 시키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사그라든 후에 은근슬쩍 다시 원복 시키는 경우도 있고, 위에서 언급한 대로 장기간 보직되지 못할 경우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실제 2020년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경기도 용인시을)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보직해임 후 보직대기 간부 현황' 자료를 공개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징계나 법적 절차에 따라 보직대기 중인 군 간부는 2020년 10월 1일 기준 91명인데 이들 중 2/3이 3개월 이상의 보직대기자였다. 심지어 1년 넘게 대기 중인 인원도 있었다.

이들의 보직해임사유 중에는 성 관련 범죄자가 33명으로 가장 많고, 그밖에도 폭언과 폭행, 직권남용, 음주운전, 사적지시, 직무태만, 협박, 사기, 도박, 공금유용 등이 있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중앙보충대대, 각 군단이나 사단 소속 보충대, 인사처 등에서 다음 보직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당연히 맡은 보직이 없으니 체력단련이나 차후 보직 준비, 소송 준비 등을 하며 편하게 지내는데 보직해임 중에 받는 봉급의 차등도 없다고 한다. 공무원의 경우는 직위해제 기간별로 연봉이 일정비율 감액되는데 한마디로 군에서 보직해임당하면 장기 유급휴가를 받고 편히 쉬는 꼴이라는 것.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 갑) 도 2020년 유사한 지적을 했었다.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보직해임된 전 정보사 소속 A중령과 B상사가 보직해임기간동안 중앙보충대대 있던 107일 중 각각 37일, 25일만 출근하고 나머지 기간은 아예 출근도 안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는데 이들은 정신과 상담, 탈모 치료, 습관성 어깨탈구, 복통 진료, 식도염 등을 핑계로 병가를 낸 뒤 진료확인서 또는 진료비 영수증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해당 기간 각각 19일, 16일 병가를 사용했다. 심지어 이들은 병가, 연가, 공가, 청원 휴가 등을 조합해 사용하면서 일주일 동안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은 적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채익 의원은 이들이 봉급감액 없아 황제휴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