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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 바게트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7. 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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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를 대표하는 바게트는 원래 캉파뉴(pain de campagne)라고 한 가족이 며칠을 먹을 만큼 크고 둥근 모양이었다. 이렇게 큰 빵을 굽기 위해선 제빵사가 오븐 옆에서 쪽잠을 자며 밤새 빵을 굽고 천연 효모를 갈아주어야 하는 고된 작업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다 보니 1920년 제빵 기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녁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빵을 만들 수 없다' 며 빵 만드는 시간을 법으로 정했고, 그래서 새벽에 빠르게 구울 수 있도록 빵의 모양을 가늘고 긴 모양으로 만든 것이 현대의 바게트가 되었다. '막대기'란 뜻의 바게트란 이름도 라틴어인 지팡이(Baculum)에서 비롯됐다. 물론 이렇게 가늘고 긴 빵의 모양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널리 알려져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 되었다. 그밖에 바게트의 기원으로 장작더미처럼 지게에 팔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설, 나폴레옹 시대에 군인들이 바지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도록 길게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열명 중 아홉 명이 하루 한 번 이상 바게트를 먹고, 1초에 320개, 1년에 100억 개의 바게트가 팔린다고 한다.

    바게트는 그 규격이 엄격한 레시피로 정해져 있다. 밀가루, 효모, 물, 소금 네 가지 원료로만 만들며 무게와 길이도 정해져 있어서 이를 어기거나 다른 재료가 들어갔을 경우 바게트라고 부를 수 없는데 아예 재료와 제조방법, 크기 등을 법으로 정해놓았다.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지만 의외로 만들기 어려워서 제빵기능장 시험과목에도 들어간다고 한다. 또한 들어가는 재료(밀가루나 물)나 오븐의 종류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다고 한다. 외국에 사는 프랑스 사람들은 외국에서 바게트를 먹을 때 '뭔가 프랑스와 맛이 다르다'라는걸 느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바게트는 매우 단단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오죽하면 2차 대전 때 레지스탕스가 바게트를 던져서 독일군 머리를 맞춰 죽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갓 구운 바게트는 껍질은 바삭하고 미(mie)라고 부르는 크림색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게 씹힌다. 그래서 식사시간에 맞춰 빵을 사려는 사람들이 동네 단골 빵집 앞에 줄을 서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렇듯 바게트가 프랑스 국민들의 생활에 너무나도 밀접하다보니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해서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사실 프랑스혁명 당시에도 실제 공표되진 않았지만 '먹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다른 빵을 만들면 안 되고 모두 같은 재료로 만든 빵을 먹을 권리가 있다'라는 "빵이 평등권"도 논의된 적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주재료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전기료까지 폭등하면서 프랑스 빵집들이 더 이상 저렴한 빵 가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가 가정용 전기 요금 인상률에는 상한선을 둔 반면, 사업용 전기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오븐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제빵업계가 전기세 폭탄을 맞았다. 어떤 빵집은 지난해보다 전기 요금이 10개가 넘게 나와서 폐업한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마음대로 빵 가격을 올리는 것도 여의치 않자 제빵업자들이 시위에 나서서 마크롱 대통령이 구제 대책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워낙 빵 만드는 것이 힘들고 고된 일이다 보니 이민자(주로 알제리계)들이 주로 이쪽에서 일을 많이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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