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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이 야생 들개에게 물려간 후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엄마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7. 3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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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호주에서 캠핑 갔던 린디와 마이클 부부의 2개월 된 딸 아자리아가 딩고(호주에 사는 개의 친척뻘 야생동물) 에게 물려가서 사망했는데 어이없게 부모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억울한 누명을 썼던 사건이다. 부모는 캠핑 중 아이가 사라졌을 때 경찰에게 딩고가 물어갔다고 신고했지만 호주 경찰은 아이가 사라졌는데도 이들이 너무 침착하다는 이유로 이들이 아이를 살해하고 딩고 핑계를 대고 있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차 계기판 위에서 핏자국이, 근처 땅 위에 작은 옷 조각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조수석에 앉아있던 엄마가 무릎 위에 있던 아이를 가위로 찔렀고 남편은 아내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도왔다"라고 확신했다. 부부가 딸을 죽일 동기가 없었고 다른 캠핑객들이 개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으며, 탠트 안과 주변에는 실제 동물 발자국과 개털, 끌고 간 흔적 등이 분명 있었지만 경찰은 확증편향에 빠져 자신들이 세운 가설 외에는 무시했다. 딩고가 가축을 공격했다는 증언은 있었지만 그때까지 딩고가 아이들을 해쳤다는 기록이 없었다는 것도 경찰의 오판에 한몫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딩고에 의한 사람 습격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1심에서는 이들 부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런데 2심에서 증인으로 나온 법정의 과학수사 담당관 조이 콜이 경찰의 가설을 지지하는 증언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남편인 마이클이 이단일파인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 목사였다는 사실은 이들의 말을 믿지 않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엄마가 "무슨 일이 일어났듯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 것을 보며 아이를 잃은 부모가 저렇게 침착할 수 없다며 언론과 대중들은 모두 그들 부부가 범인임을 확신했다.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은 물론 대중들과 배심원들조차도 아이 엄마가 딸을 죽였을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였다. 모두가 이들 부부를 아이를 죽인 엽기살인마로 몰아갔으며, 심지어 아이를 이단 종교행사의 제물로 썼을 것이다. 부부가 아이를 죽이고 딩고에게 먹이로 줬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결국 2차 공판에서 엄마인 린디는 살인 혐의로 종신형, 아빠인 마이클은 범죄은닉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만삭이었던 린디는 구속 중 딸을 낳아야 했고, 마이클은 목사 직업을 잃었으며 다른 자식을 돌보며 아내의 옥바라지를 해야 했다.

    그런데 1986년 호주 경찰이 실족사한 영국인 관광객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하던 중 아기가 입었던 피 묻은 옷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기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수감중이던 린다는 3년 만에 '인도적인 배려'로 풀려났고, 1988년 열린 3차 공판에서 판결이 번복되어 무죄가 확정되었다. 이들 부부는 경찰과 언론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해서 각각 90만 달러와 40만 달러의 배상을 받아냈고, 호주 경찰은 32년 후인 2012년 "아이의 죽음은 100% 딩고의 소행이다"라는 최종 보고서를 발간했고 부부에게 공식 사과했다. 발전된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당시 부부가 아이를 살해했다고 여겨졌던 가장 유력한 증거였던 "혈흔"은 사실 피가 아니라 페인트 유화도료라는 사실이 밝혀졌던 것이다. 이들 부부는 사이가 나빠져서 이후 이혼했다. 2심에서 결정적 증언을 했던 과학수사 담당관 조이 콜은 사건이 무죄로 드러나면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사표를 내야 했으며 이후 기자들을 피해 살았다. 사건 발생 후 20여 년 후에 자기가 아자리아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오기도 했고, 인근에 살던 어떤 노인이 그때 아이를 물고 있는 딩고를 총으로 쐈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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