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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전통 접부채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8. 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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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부채 중 접었다 폈다 하는 접부채인 칠접선이나 합죽선은 정교함과 세련미를 갖췄다. 합죽선은 대나무껍질 두 개를 맞붙여 하나의 부챗살을 만들고, 칠접선은 대나무 속살 하나로 부챗살을 만든 대신 그 위에 옻칠을 한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 부채와 달리 우리나라 전통 접선은 종이만 교환하면 평생 쓸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고 견고한 물건이다. (2~3년 쓰면 망가지는 공장제 접선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쉽게 사용할 때는 여름에 누구나 더위를 쫓기 위해 쓰지만 제대로 각 잡고 만들려면 화각공예+목공예+칠공예+금속공예+한지공예+서예,산수화 등 당대 수공예가 총집합된 사치품이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여름 잘 나라고 부채를 선물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값싼 일본 부채를 대량으로 들여와 풀어버린 통에 우리 전통 부채 제작 기법이 사라졌으나 이후 선자장(전통 부채를 만드는 기술과 기능을 가진 장인)들이 전통 기법을 복원하여 명맥을 이었다.

    접선의 기원이 우리나라라는 이야기도 있다. 조선시대 헌종 때 성명 미상의 학자가 필사본으로 남긴 '재물보'에서 접선은 고려시대의 발명품이라고 언급한 구절이 있다. 송나라 관리가 편찬한 선화봉사고려도경이라는 책에도 고려 사람들은 한겨울에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신기한 부채를 갖고 다닌다라고 적혀 있다. 청나라의 대학자인 조익도 접선은 고려로부터 조공이 들어와 황제가 이를 모방하여 만들게 했다는 구절이 있다. 그밖에 일본 기원설도 있는데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보면 접는 부채는 고려가 일본에서 배웠고, 중국은 고려에서 배워갔다는 구절이 있다. 헤이안 시대의 유물 중에도 접부채가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현대의 접부채는 아니고 얇은 나무판을 이어 엮은 회선에 가깝다. 그래서 접부채의 기본은 일본에서, 여기에 종이를 덧대는 것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하지만 명확히 남아 있는 사료는 없다. 하여간 한국 혹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접부채가 중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은 사실이다. 서양에는 일본 기원설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접부채는 왕이 격언을 적어 신하들에게 내려주거나 여름에 더위를 피하라는 뜻으로 선물을 주는 데도 사용된 격조 높은 피서용품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나무밭이 고갈되어 나라에서 제작을 제한하거나 부채에 쓸 대나무를 바쳐야 하는 백성들의 고충이 공론화되는 일도 있었다. 너무 고가의 사치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에서 금은 등의 귀금속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기도 하고 부챗살의 수와 길이를 제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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