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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이스토리2 데이터가 모두 날라간 사건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11.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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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가 루트 레벨에서 ‘rm -r -f*’ 명령어를 실행시켰기 때문에 토이스토리 2의 데이터는 모두 날아갔다. 픽사 최고기술책임자였던 오렌 제이콥은 당시 동료들과 우디의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40개였던 파일이 4개까지 줄었고 나머지 파일도 제이콥의 눈앞에서 차례차례 사라졌다. 패닉에 빠진 제이콥은 곧바로 메인 서버가 있는 기계실로 전화해 전원을 내리라고 지시했지만 수백 개의 클라이언트가 서버에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결국 메인 컴퓨터는 몇 시간 후 복구했지만 토이스토리 2 전체 데이터의 90%가 사라졌다.

     

    제이콥과 픽사의 임원들은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특이하게 여기에서 결정된 것은 '범인 색출을 하지 않고 어떻게 작품을 완성시키는지 방법을 찾는다' 였다. 48시간 후 백업을 통해 데이터를 복구했지만 백업된 내용은 2개월 전의 것이었으며 당시 사용된 백업 소프트웨어와 검증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제대로 된 데이터가 복구되지도 않았다. 삭제된 파일들의 조각을 모아 복구하는 데만 1년 이상 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대로라면 1천억 들인 영화 프로젝트가 날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게일릭 서스만


    이때 제작팀은 출산 후 재택근무 중이던 선임 기술자 게일릭 서스만을 기억해 냈다. 그녀는 자택에 있는 워크스테이션에 영상 파일을 모두 복사해 저장한 뒤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 중이었다. 손상되지 않은 2주 전의 백업 파일이 그녀의 집에 있었던 것이다. 픽사 직원 8명은 곧장 서스만의 집으로 가서 그녀의 워크스테이션을 담요로 말아 스튜디오로 공수해 왔다. 이후 픽사의 직원들이 총동원된 백업되어 있던 2개월 전의 데이터와 서스만의 2주 후의 데이터를 비교해 하나하나 육안으로 비교해서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약 3만 개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작업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전 직원이 교대로 달라붙어 시행되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팀은 완벽까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데이터를 복구했다고 결국 완성시켰다.

     

    게일릭 서스만이 사용하던 워크스테이션



    비극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프로덕션 임원들의 거의 완성된 토이스토리 2를 검토한 결과 '픽사의 품질이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렸고 당시 벅스 라이프의 작업을 막 끝낸 존 라세티가 투입되어 영화의 거의 모든 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 이 때가 1999년 2월로 개봉까지 9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개봉 연기도 검토했지만 개봉을 연기하면 연계된 관련 상품의 출시 일정도 연쇄적으로 늦춰지게 되어 잘못하면 회사 도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남은 9개월 동안 모든 직원들은 크런치 모드에 들어가야 했다. 다행히 다시 만들어진 토이 스토리 2는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을 찍고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선정되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흥행에도 대성공했다.

     

    여담으로 토이스토리 1편부터 픽사에서 근무해 온 게일릭 서스먼은 이후 '버즈 라이트이어'의 제작 프로듀서까지 맡았으나 영화의 흥행 실패로 인해 2023년 해고되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이번 구조조정에서 7천명을 구조조정하고 55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했으며 2015년부터 픽사의 글로벌 홍보를 맡았던 마이클 아굴넥 부사장도 해고 대상에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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