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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저임금 노동착취 산업으로 만든 장본인인가?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11. 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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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즈카 오사무가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저임금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루머에 가깝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데즈카 오사무는 그냥 저예산 저퀄리티의 TV판 애니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서 저런 낮은 단가가 책정된 것이다. 정작 데즈카 오사무는 개인의 사비를 들여 애니를 제작했고 자신들의 프로덕션 직원들은 오히려 임금을 훨씬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후 TV판 애니들이 점점 고퀄리티화되어서 보다 많은 공수가 들어가야 했고 직원들의 인건비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었지만 높으신 분들이 '데즈카 오사무도 저것만 받는데?'로 후려치기를 해서 전체적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의 저예산화와 애니메이터 처우의 저단가화로 진행되었다. 데즈카 오사무의 잘못이라면 TV애니를 독점화하려 한 것이 있긴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걸 문제라고 지적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한 사람들이 없었다는 점에서 데즈카 오사무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건 무리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프리랜서를 기용하고 말단과 하청에게 저임금을 주어 제작하는 방식은 월트 디즈니가 만든 시스템이므로 그를 비난해야 한다.

    오히려 데즈카 오사무가 왜 대표적으로 욕을 먹게 된 이유는 그냥 현대에 박봉과 불안한 위치에 내몰린 업계 관계자들이 누군가 욕 할 대상을 찾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모든 원인과 증오를 전부 데즈카 오사무에 덮어씌운 것이라고 보는게 맞다. 그러니까 욕받이 대상이 누가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의 장례식장에서 데즈카를 대놓고 깠다는 얘기도 함께 돌아다니면서 '데즈카 오사무 개x끼론'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화로 많이 언급되는데 정작 그가 한 내용은 '데즈카는 존경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으며 발언의 주체도 아톰 이후 애니메이션의 제작비가 항상 낮다는 폐해가 태어났다는 내용이었지 데즈카 오사무 때문에 저임금, 생활고 등이 발생했다며 데즈카는 비난한 얘기는 없었다.

    오히려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 이전에는 애니메이터들이 훨씬 낮은 급료를 받았다고 하며 아톰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작품이 성공할수록 로열티 수입을 더 가져가는 구조를 처음 만든 애니였으며 상품화를 통한 2차 수익의 방향을 제시한 애니였다. 또한 사람들은 데즈카 오사무가 아톰 제작 비용을 싸게 만들었다는 것만 지적하지 그가 제작 비용을 낮춘 대신 저작권을 가져간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데즈카 오사무는 아톰 애니메이션을 방영할 권리를 방송국에 50만 엔을 받고 판 것이지 방송국에서 50만 엔만 받고 아톰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은 아니다.

     

    60년 전의 인물을 욕하지만 그의 뒤를 이어서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해서 애니메이터들의 저임금과 불안정한 신분을 유지하고 오히려 악화시킨 후대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에게는 동일한 잣대를 대지 않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후손들은 데즈카 오사무 이후 그런 잘못된 관행을 바꾸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조금이라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데즈카 오사무를 욕받이 토템으로 세워 놓고 그 뒤에서 이전 체제를 고수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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