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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제군에 마릴린 먼로 동상이 세워지는 이유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11. 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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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릴린 먼로는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 2월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먼로는 뉴욕양키스의 전설적인 강타자 조 디마지오와 막 결혼해서 신혼여행 겸 팬사인회 행사차 일본을 방문했었다. 영화계와 스포츠계 최고의 스타 커플인 그 두 사람은 남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은밀하고 조용하게 허니문을 보내고 싶었고 미국의 지구 반대편인 일본은 좋은 여행지였다.

    그런데 그들이 일본을 방문한 사실을 알게 된 주한미군 관계자가 이왕 어렵게 태평양을 건너온 김에 한국을 방문해 병사에게 공연을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사실 무례하기까지 한 요청이었지만 그녀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하고 방한했다. 당시 먼로를 맞기 위해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최은희와 백성희가 공항에 마중 나가기도 했다. 그녀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4일 동안 10차례의 공연을 가졌다. 무려 10만 명의 군인들이 열렬한 환영을 보냈다. (당시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이 22만 6천여 명이었다고 한다)

    공연을 취재하기 위해 따라 온 기자들은 아이젠하워가 한국전쟁 전선을 방문했을 때보다 많았다고 하며, 장병들이 먼로의 사진을 찍느라 한국 전역의 미 육군 PX에 있던 모든 필름이 매진되는 일도 있었다. 철원에서는 그녀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아침부터 모포를 둘러쓰고 7시간을 기다린 병사도 있었다. 그녀가 군인병원을 찾아 부상병을 위문한 후 병사들은 "먼로는 페니실린 이후 최고의 치료제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휴전은 했지만 수시로 휴전선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무장공비나 빨치산도 준동하던 준전시 상태였다. 기반시설도 다 파괴되어 변변하게 잘 곳도 없었다. 무대는 급조되었으며 옷 갈아 입을 곳도 없어서 천으로 가리고 갈아입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와중에서도 전국에 산재한 기지들을 돌아다니며 공연했다. 엄동설한에도 어깨가 드러나는 얇은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공연 외에도 배식봉사나 부상병 위문 같은 봉사활동에도 참가했다. 그녀는 미군에 내준 전용 헬기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녔고, 강행군을 거듭한 그녀는 결국 일본으로 돌아갔을 때 폐렴으로 쓰러졌다. 후일 먼로는 한국공연을 '공연 중에 눈이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따뜻하게 느껴졌다.', '내게 일어난 가장 멋진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지구 반대편으로 와서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미군들이 보내 준 엄청난 환대에 감사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여담으로 일본에서 먼로에게 방한 요청이 왔을 때 자존심이 강한 디마지오는 자신이 비록 은퇴했지만 그래도 엄청난 스타인데 부인만 와달라고 부탁한 미군의 요청에 상당히 섭섭함을 느꼈다.(디마지오는 당시 일본프로야구 관련 행사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당시 주일미군 사령관이 직접 방문해 주한미군 위문 공연을 부탁했는데 조 디마지오가 거절하자 주일미군 사령관은 "저는 미스터 디마지오가 아니라 미세스 디마지오에게 요청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먼로의 내한 공연 이후 디마지오는 점점 먼로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고 결국 둘은 결혼 후 274일 만에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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