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고양이는 불길한 존재인가?

 

유럽에서 검은 고양이는 불길함과 불우의 상징이다. 유럽에선 검은 고양이를 마주치거나 검은 고양이가 길을 가로지르면 재수가 없거나 병이 온다고 믿었다. 중세 유럽에서 검은 고양이는 불길한 존재로 여겨졌다. 검은색은 죽음의 색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검은 까마귀도 불길하게 생각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검은 고양이는 마녀의 애완동물로 여겨져 마녀화형식 때 같이 불에 던져졌다. 이때 다른 고양이도 많이 잡히는 바람에 고양이의 개체수가 너무 줄어 쥐를 잡지 못해서 흑사병 확산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19세기에 발표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검은 고양이가 발표된 후에는 검은 고양이의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검은 고양이가 행운의 상징인 지역도 많다. 고대 이집트에선 다산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고양이 여신 바스테트를 닮아서 귀하게 여겨졌으며, 잉글랜드 어느 지역에선 고양이가 결혼 생활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선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에선 현관에 검은 고양이가 나타나면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많은 어촌에서 검은 고양이가 바다와 바람을 진정시킨다고 여겨져 어부들의 아내들이 남편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며 키웠다. 검은 고양이의 머리에서 흰 털을 발견해서 고양이가 할퀴기 전에 잘 뽑으면 행복하고 부유한 결혼생활을 한다는 미신도 있다. 이슬람권에는 검은 고양이를 만나면 불운이 오지만 그렇다고 검은 고양이를 때리면 더 큰 불행이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검은 고양이의 이미지는 현대에도 서구권을 중심으로 그렇게 좋아지진 않았다. 실제 텔레그래프지는 2007년까지 검은 고양이가 불운을 가져온다고 여겨져 매년 6만 마리가 죽임을 당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핼러윈 시즌에 검은 고양이가 실종되는 일이 많다며 이 기간에는 집 밖에 내놓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주술적 의미나 액막이로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래서 이 기간에는 동물보호소에서도 검은 고양이를 분양하지 않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들어 검은 고양이의 인기가 많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일단 검은고양이의 매력 때문에 검은 고양이를 선택하는 애묘인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MCU의 블랙팬서가 인기를 끈 이후 검은 고양이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영화 블랙팬서 개봉 후 많은 검은 고양이들이 ‘트찰라’라는 이름으로 입양되었다고 한다. 아시아 쪽은 서양에 비해 검은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며 일본은 검은 고양이만 있는 고양이 키페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