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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최고의 조선창. 아르세날레 디 베네치아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2. 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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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세날레 디 베네치아(Arsenale di Venezia). 베네치아(베니스)의 동쪽 끝에 있는 고대 조선소이자 병기창. 12세기부터 베네치아 해군 산업의 중심지였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전함으로 베네치아 공화국은 에게해에서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웠다. 또한 베네치아의 부의 원천이었던 교역선 역시 대부분 이곳에서 건조되었다. 3km에 달하는 벽돌 방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총면적은 25만 제곱미터에 달한다. 상시 2천 명 이상의 직공이 있었고 긴급 시에는 3천 명까지 늘어났다고 하며 최대 16,000명의 직원이 근무한 적도 있다고 한다. 유럽 역사상 최초의 산업단지라고도 할 수 있다.

    아르세날레 디 베네치아는 산업혁명 전까지 유럽 최대 규모의 산업시설이었다. 특히 당시 유일했던 조립 라인 공정으로 갤리선을 만들어 냈다. 또한 현대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과 같은 이동 조립 공정으로 배를 제작했다. 이는 당시 대부분을 차지했던 도제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당시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배 한척을 조립하는데 평균 한 달이 걸렸으나 이곳에서는 하루에 한 척씩 갤리선을 생산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선박건조 외에 해군과 관련된 여러 물품도 같이 생산했고 무기고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르세날레(Arsenale, 무기고)라는 이름이 붙었다.

    경영진들은 베네치아 공화국의 귀족들 중에 선출되었으며 기술적인 부분은 평민들이 담당했다. 기술직 평민들 중 최고 책임자는 '조선소 제독'이라고 불리었으며 이들 밑에 각각의 배 한 척의 건조책임자들인 직공장들이 있었다. 이들의 사회적 지위는 매우 높아서 귀족과의 결혼이 가능했고 근위대가 없던 베네치아에서 국가 원수가 의장병이 필요할 때 직공장들이 그 역할을 맡아서 했다.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에 나오는 '워터세븐 조선소'가 이 아르세날레 디 베네치아를 모델로 했으며 워터세븐 조선소의 직공장들이 워터세븐 시장의 경호를 맡는다는 설정 역시 여기에서 따 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8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은 베네토의 몬텔로 일대의 넓은 숲에서 생산되는 목재들이 인근 강을 따라 운반하는 땟목의 도착지점이었기 때문에 목재 수급이 용이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민간에서 건조한 군함을 수리하는 용도였으나 이후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배를 만들고 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인근으로 부지를 확장하고 공장을 늘리고 노동자를 위한 거주지와 편의시설 등을 확장하는 공사를 지속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조선소 외에 배를 만드는데 필요한 로프 공장, 금속을 녹이는 용광로는 물론 함선에 사용할 대포를 만드는 대포 공장도 안에 있었다. 이후 17세기에 이르러 당시 최신예 함선인 갈레아스도 생산해 냈다. 러시아의 표토르 1세가 갤리선 건설을 위해 기술자들을 보내달라고 총독에게 요청한 것도 이때였다.

    1797년 나폴레옹에 의해 베네치아 공화국이 멸망하면서 주요 시설은 나폴레옹에게 파괴되었으나 이후 일부는 재건되었다. 19세기까지 이탈리아 해군을 위한 전함과 잠수함을 제작했는데 2차대전때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했다. 남아있는 많은 콘크리트 벙커들은 이때 독일군이 건설한 것들이다. 2차 대전 이후에는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걸었다. 아르세날레에서 더 이상 현대 해군이 요구하는 엄청난 크기의 선박을 만들 수 없게 되었고, 이탈리아 해군 역시 군함 건조를 대폭 축소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은 베네치아 지자체에 소유권이 있으며, 일부는 이탈리아 해군의 소유이다. 현재는 해양군사연구소와 해군박물관이 있으며 단지의 1/4 정도가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현대 미술 전시를 위해 사용된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1895년부터 매년 2년마다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비엔날레로 현대 세계 미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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