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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사당 건물 디자인 변천사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2.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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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국회는 지금은 철거한 옛 일본 총독부 청사에 있었다. 이후 6.25 이후 부민관(현 서울특별시 의회)에 있다가 자리 협소 등의 문제로 신축하기로 결정한다. 처음 예정지는 남산이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무산되었다. 이즈음 서울시는 강남지구 개발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한강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하는데, 그중 핵심이 여의도 개발이었고 결국 신축 국회도 여의도에 자리 잡기로 한다. 

     

    설계공모부터 우당탕탕 개차반이었다고 하는데 우여곡절끝에 설계에 들어간 건축가들은 다시 한번 대단히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고 무식한 높으신 분들과 그 밑에 생각 없는 무대뽀들 때문이었다. 처음 안에는 돔이 없었는데 높으신 분들이 "의사당이라고 하면 미국 국회의사당이나 유럽에 큰 건물 같이 돔이 있어야지 왜 돔이 없냐?"라고 돔을 얹으라고 한 것. 건축가들이 현대식 건물을 짓는데 옛날 르네상스 돔을 얹는 게 말이 되냐고 항변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건축가가 될 대로 되라고 돔을 엄청 크게 만들어서 보여줬더니 오히려 이걸 좋아해서 현재 크기로 축소하는 걸로 합의를 본다.

    이후 완성된 설계안을 가지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결재를 받으러 갔지만 건축가들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국회의사당이 중앙청보다 높아야 한다며 1층 더 높이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계획안도 완성되고 스케줄까지 나와 있고 심지어 예산도 그대로인데 이제와서 한 층을 높이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건축가들은 전체 넓이를 축소하고 한 층을 올리는 것으로 타협한다.

     

    1998년에 국회의사당은 다시 한 번 구조가 변경될 위기에 처한다. 높으신 분들이 국회 지붕을 '기와지붕'으로 바꾸자는 계획이 세워진다. 위에 언급한 대로 비전문가들이 중구난방으로 간섭하다 보니 생긴 기형적 건축물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고, 특히 '국회의사당 모습이 상여와 같다', '亡(망) 자 같아 정치인들이 항상 사정의 대상이 된다.'라는 등 정치권에서도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지붕을 기와로 바꾸는 것은 무산되었다. 자칫 잘못했으면 돔 아래 기와지붕이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건물이 될 뻔했다. 2006년에는 돔의 연두색을 황금색으로 칠하자는 계획이 세워졌지만 예산이 너무 많이 들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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