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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리포니아에서는 2+2=4라고 가르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자로 간주될 수 있다?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4. 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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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국내 일부 언론에서 "미국에서 2+2=4라고 가르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백인우월주이적이라고 규정했다." 라는 기사가 나왔다. 일견 말도 안되는 것으로 보이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나왔을까?

     

    캘리포니아주 교육부는 2021년 8월 유치원에서 12학년생(K-12)까지 적용되는 '수학교육 지침(famework)을 개정하면서 수학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의 실수를 정확하게 지적하는 것, 옳은 답을 내는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 공식에 따라 수학을 가르치는 것, 학생들에게 답과 도출 과정을 보이게 하는 것, '주관적' 사안에 대해 채점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27+45라는 덧셈 문제가 있다고 할 때 보수주의적으로 봤을 때 1의 수의 7+5를 먼저 더해 12를 얻고, 1을 10자리 수로 보내 1+2+4는 7을 얻어 72라는 답을 도출하는 전통적인 덧셈 공식이 맞다고 가르치는 반면, 진보주의적인 면에서 가르치는 경우는 27이 30에서 3이 모자라므로 일단 30+45를 하고 그 합인 75에서 3을 빼 72를 얻거나 20+40을 해서 60을 얻고 거기에 1자리 수의 합 12을 더해서 60+12로 접근하는 방식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짜 2+2=4라고 가르치는 것이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백인우월주의적이라는 지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문에 있는 뉴스기사들같이 보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언론에서 쓴 기사에서 "캘리포니아에서는 2+2=4라고 가르치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자로 간주될 수 있다" 라는 표현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X일보에서 이 내용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다. 다만 지금까지 찾은 내용 중에는 선생님은 가르치는 사람이며 학생은 배우는 사람이다라는 일방적인 관점을 지양해야 한다는 내용과 수업 중에 교사가 학생에게 문제풀이방식을 보여달라고 하는 것, 정답에만 집중할 것 등이 백인우월주의에서 비록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수학은 자본주의, 제국주의, 인종주의자들의 견해를 지지하는 과목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교사들은 이를 타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내용은 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하고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아마 지금까지 수학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효율적으로 압박하거나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 같다. 그러니까 기회와 자본을 이용해 더 많이 배운 백인 지식인들이 자신들이 배운 수학을 이용해서 배우지 못한 백인이 아닌 피지배계급을 지배하고 착취하는데 써왔다는 얘기로 보인다. 사실 이건 '비판적 인종이론'의 기본 주장이다. 비판적 인종이론은 1970년대부터 나오기 시작해 80년대에 하나의 운동으로 형성되었고 2020년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교육 현장에서 주목받아오고 있는데, 주요 내용은 '백인 우월주의가 존재하며 법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법과 인종의 권력간의 관계를 변화시키며, 인종적 해방과 반 종속주의를 확대하고 가능하게 만든다' 이다. 그러니까 "2+2=4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백인우월주의적이다!" 라는 주장은 사실 "수학교육에 있어 비판적 인종이론에 입각해야 한다." 라는 이야기의 일부를 뜯어서 발췌한 후 자극적인 워딩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 교육계 내에서 인종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방향성은 예전부터 확고했다. 실제 미국 어느 초등학교 수학시간에 "나무 하나에 오렌지 56개가 있다. 노예 8명이 각각 오렌지 몇 개씩을 가져가면 똑같이 나눌수 있겠는가?" 라는 문제가 나와서 발칵 뒤집어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판적 인종주의가 모두 옳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얘네들의 마인드가 "너는 반인종차별행위를 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너는 백인우월주의이자 인종차별주의자야!" 라는 골때리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게 무슨 공산주의 인민재판도 아니고... 실제 위에 언급한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2022년 보수적 성향의 플로리다 같은 경우에는 '일부 출판사들이 초등학생들에게 편협한 인종 이론을 주입시키려고 한다.' 라고며 비판적 인종이론을 적용시킨 교과서들을 교과서 채택 심사에서 탈락시킨 일도 있었다. 이 때 탈락된 교과서들은 전체의 41%에 달하며, 특히 초등학생용 수학 교과서의 경우 71%가 탈락한 적도 있다.

    사실 저 위에 개정된 캘리포니아 수학지침에서 정작 미국 본토 내에서 더 크게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은 학업성취에 있어서 인종 및 사회계층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과정 개편을 제안한 것이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타고난 영재라는 개념을 거부할 것', '미적분 대신 데이터과학이나 통계를 강조할 것', '교사가 수업 내용을 사회정의와 더 많이 연결할 것' 등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수준높은 수학과정이 저소득층 학생에게 불공평하고 인종차별적 도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10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수학 클래스를 듣게 하고 11학년부터 각자의 수준에 따라 고급클래스를 듣게 하는 플랜이다. 그러니까 전반적인 하향평준화를 하자는 주장인데 이와 관련하여 모두가 똑같은 수업을 받으면 수업 진도가 느려질 것이고, 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 저하가 일어날 것이며 교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수학에 재능이 있어 패스트트랙 코스를 밟고 있는 학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지침이 단순히 권고 수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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