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에서 열풍인 K-농기구 '호미'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9. 2. 00:10300x250
서양의 경우 원래 농업이 대량 재배가 기본이라 이에 최적화된 농기구들이 많다. 그런데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집 근처 텃밭이나 정원을 가꾸는 취미가 유행하면서 소규모 가드닝이나 텃밭에 아주 유용한 호미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호미는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농기구이다. (의외로 다른 나라에는 호미 같은 소형 다목적 농기구가 없다고 한다.) 한반도의 석기시대 유물 중에도 호미와 비슷한 모양의 도구가 있고, 고려속요 등 고려시대 문학 작품에도 호미가 등장한다. 고려시대 때 중국 강남지역의 농사법이 많이 도입되던 시기에 같이 들어왔을 수도 있지만 현재 중국의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호미 유물이 출토된 적은 없다. 아무래도 좁은 땅에서 집중적으로 농사를 짓는 집약농법이 발달하게 되었고, 또한 밭농사가 많이 발달하게 되면서 땅을 파고 모양을 잡고 제초작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범용성 있는 농기구가 발달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호미는 비대칭 삼각형 모양의 호미날을 이용해 서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종삽보다 훨씬 많은 작업들을 보다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잡초 뽑기는 기본으로 씨앗 심기, 옮겨 심기, 북돋기, 흙 파서 뒤집기, 흙덩이 쪼개기, 호미목에 걸어 당기기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호미는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진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ㄱ'자로 꺾인 예각의 날은 호미 날이 바닥에 닿을 때 마찰력을 줄여주어 적은 힘으로도 흙을 깊게 파고 들어갈 수 있게 해 준다. 흙을 파거나 잡초 뿌리를 제거할 때는 지렛대 원리를 활용해 최소한의 힘으로 작업할 수 있다. 날은 쇠로 되어 있고 손잡이는 나무 재질이다 보니 날이 무겁지만 호미 날이 손잡이에 깊게 박혀 있어 호미로 일할 땐 무게중심이 손잡이 쪽으로 이동해서 힘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공학적으로는 최악의 디자인이고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을 받게 된 것이다.
참고로 호미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아마존이나 코스트코에도 입점하는 등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 저렴한 중국산 짝퉁도 만들어졌지만 원조 한국산에 비해 질적으로 너무 차이가 나서 별 인기를 끌지 못한다고 한다. 국산 호미를 하나 쓸 때 외국산은 서너 개를 써야 할 정도로 내구성 차이가 난다고. 호미는 만드는 방법이 어려워서 국내에서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하는데, 주조로 대량생산한 중국산과는 내구성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토로토로한 식감 (0) 2024.09.04 설사의 속도는 정말 70km/h일까? (2) 2024.09.03 '반지의 제왕'에서 그냥 독수리 타고 갔으면 되는 거 아니야? (2) 2024.09.01 호환(虎患) (1) 2024.08.31 베이징 비키니 (1) 202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