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똥을 싸고 트월킹으로 천적을 죽이는 웜뱃

 

호주에 서식하는 유대류 중 하나인 웜뱃은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짧은 다리와 귀여운 외모, 얌전하고 사람들과 쉽게 친숙해지는 성격 때문에 인기가 많다. 초식동물인 웜뱃은 굴을 파고 생활하는데 땅을 파는데 유리한 짧은 다리와 넓은 발, 그리고 땅을 파는 데 사용하는 튼튼하고 단단한 발톱을 가지고 있다. 웜뱃은 하루에 1m까지 굴을 팔 수 있으며, 최대 200m의 굴을 판 사례도 있다.  

웜벳의 가장 큰 특징은 육각형 모양의 똥을 싸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웜벳의 소화 과정이 길기 때문인데 음식물이 오랫동안 창자 내에 저장되면서 부산물이 직사각형 또는 사각형 모양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웜뱃은 자신의 배설물을 집 주변 높은 지형에 차곡차곡 쌓아 영역표시를 한다. 또한 웜뱃의 똥 전용 파리도 있다고 한다. 2019년 웜뱃의 배설물이 사각형이기 때문에 얻는 효과 중 하나가 배설물이 굴 밖으로 굴러나가서 포식자들에게 들킬 위험을 줄인다는 사실을 연구한 연구팀은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야생 들개인 딩고와 여우, 주머니고양이과의 포유류인 태즈메이니아 데빌 등이 웜뱃의 천적인데 포식자가 주위에 나타날 경우 시속 40km까지 뛸 수 있으며, 지하 굴로 뛰어 들어가 엉덩이로 굴 입구를 막는다. 웜뱃의 엉덩이는 두꺼운 피부와 작은 꼬리, 연골로 구성되어 튼튼하고 둥근 모양 때문에 포식자의 발톱과 이빨을 효과적으로 방어한다. 포식자가 동굴과 엉덩이 틈 사이로 머리를 들이미는 경우 엉덩이로 굴 벽과 천장에 포식자의 머리를 짓찧어 물리친다.  

1906년 웜뱃이 해로운 동물로 지정되면서, 호주 정부는 웜뱃을 사냥하도록 장려한 바 있다. 그 결과, 수많은 웜벳이 학살당했으며 가죽이 채취되었다. 오늘날은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현재 호주 퀸즈랜드의 에핑 국립공원에 남아있는 웜뱃은 약 115마리뿐이며, 특히 북쪽털코웜뱃은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종인만큼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