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일본 변호사들만 하는 특이한 행동

 

전 세계에서 일본 변호사들만 하는 특이한 행동이 있다.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면 변호사들은 부당판결(不当判決), 혹은 승소(勝訴)라고 적은 종이나 현수막을 기자들에게 치켜들어서 보여준다. 특히 부당판결일 때는 약간 종이를 삐딱하게 경사지게 들고 승소일 때는 똑바로 90도로 보여준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먼저 시각적인 전달 목적 때문이다. 법정 내부는 촬영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판결 내용 자체가 법률 용어로 인해 일반 대중이 즉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일본 법원에서는 판결문이나 입장을 발표할 때 언론사에 즉시 요약본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변호사 측이 이렇게 간결하고 명확한 재판 결과가 적혀 있는 현수막을 통해 즉각적으로 언론과 대중에게 전달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하게 알리는 것이 하나의 보도 지원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시각적 행위는 언론의 주목을 끌기에 용이하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되어 보도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건과 판결 내용을 전달하게 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부당판결'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여론에 호소하여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런 현수막 퍼포먼스는 일본 법조계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관행 중 하나이다. 과거 판결 결과를 빠르게 알리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본의 변호사들은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현수막 퍼포먼스는 그 일환 중에 하나이다. 딱딱한 법정 이미지를 벗어나 대중에게 다가가고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노력의 하나로 해석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행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법정의 권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 감정적인 호소에 치중하여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점, 지나치게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