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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운 고기를 먹으면 정말 암에 걸릴까?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12. 12. 00:10300x250
태운 고기, 그러니까 직화 고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얘기는 많이 나오는 얘기다. 심지어 탄 음식을 먹으면 담배의 수십 배 나쁜 발암물질을 먹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절반은 사실이지만 절반은 사실이 아니다. 직화로 태운 육류를 섭취하게 되면 발암물질인 PAHs(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가 가열하기 이전보다 최고 600배까지 많이 검출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PAHs는 육류 등 식품을 고온에 조리하는 과정에서 식품 성분인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이 불완전연소하여 발생하는데 특히 지방이 직접적으로 열원과 접촉할 때 많이 생긴다고 한다. PAHs는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이자 발암 가능 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는 PAHs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는데 호흡기가 PAHs에 오래 노출될 경우 폐암, 유방암, 위장 관련 암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소화기를 통해 노출될 경우 대장암, 췌장암,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조리식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되는 PAHS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벤조피렌이다.
이 PAHs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 고기에서 지방을 최대한 제거할 것, 고기는 직화구이보다 삶거나 물에 끓여 먹을 것, 구워서 먹는다면 불이 직접 닿는 석쇠보단 프라이팬이나 불판을 사용할 것, 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도록 주의하고 채소를 곁들여 먹을 것 등을 추천한다.
또한 태운 음식에서 나오는 아크릴아마이드도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아크릴아마이드는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일으키는 마이야르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데 탄 고기는 물론이거니와 탄수화물을 굽거나 튀기는 등 강한 열을 많이 가했을 때 발생한다. 스낵, 과자는 물론 감자튀김이나 커피에서도 검출된다고 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인체발암추정물질(2A)군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진짜 우리는 직화구이를 먹을 때 독을 같이 먹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불에 탄 고기를 먹으면 암에 걸릴까? 일단 벤조피렌의 경우 위에서 위산에 녹고 소장에서 효소로 분해된다. 유럽 식품안전청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면 체중 1Kg당 70ug 이하로 섭취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하는데, 이를 환산하면 탄 고기를 먹고 암에 걸리려면 하루에 2톤씩 먹으면 암에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크릴아마이드 같은 경우엔 실험에서 아크릴아마이드가 과다 투여될 경우 암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나왔지만 이를 사람으로 환산하면 꽁치 2톤 이상의 아크릴아마이드를 뽑아서 주사로 놓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체발암추정물질에 등재되긴 했지만 2A급은 붉은색 살코기, 튀긴 음식, 아스팔트, 야근(!)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저 음식을 먹어서 암에 걸릴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더 주의해야 하는 것은 탄 음식을 먹는 것보다 음식을 태운 연기를 연기를 흡입하는 것이다.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기를 거치면서 소화가 되고, 소화기관은 상처가 나거나 망가지더라도 빠르게 원상복구가 되지만 폐는 다이렉트로 내부 장기가 매연과 접촉하게 되기 때문에 발암물질이 바로 체내로 흡수 되고 폐 구조 역시 한번 망가지면 빠르게 복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매연은 물론 무언가를 태운 연기를 지속적으로 맡게 될 경우 폐암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담배가 폐암의 원인 중에 하나인 것도 담배 성분 중에 벤조피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리사나 주부들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음에도 폐암에 걸리는 사례가 나오는데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를 마셨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온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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