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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의 역사와 일본인들이 푸딩을 좋아하는 이유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5. 3. 13. 00:10300x250
유독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푸딩의 기원은 원래 영국이다. 뱃사람들이 만든 음식이라고 하는데 항해 중에는 배에 있는 음식을 남김없이 알뜰하게 사용해야 하므로 요리하고 남은 고기와 야채를 달걀에 섞어 찐 것이 푸딩의 시초가 되었고, 이게 육지로 전해져 고기나 야채가 아니라 과일이나 빵을 재료로 하는 달콤한 푸딩이 탄생하게 되었다. 18세기말 프랑스를 중심으로 달걀에 설탕과 우유를 넣고 만든 커스터드푸딩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이 커스터드푸딩이 우리가 흔히 아는 푸딩의 기본이다.
사실 그 이전까지 유럽에서 푸딩은 피를 굳혀 만든 블랙푸딩, 즉 순대를 뜻하는 말이었다. pudding이라는 단어의 말 뜻 자체가 '찜요리'를 뜻하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에서 이 블랙푸딩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유서깊은 음식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를 써서 만든다는 점이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고, 오늘날에는 괴식의 일종처럼 여겨지면서 아예 이름을 위에서 언급한 커스터드푸딩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 푸딩은 에도시대 후기인 1860년대 일본으로 건너왔다고 한다. 개항 이후 서양 문화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소개되었다. 메이지 시대인 1872년 일본 내에서 발매된 서양요리 서적에도 정부 요인과 외교관을 위한 '풋딩구'라는 이름으로 소개가 되었다. 당시 일본은 계란이나 우유 등의 재료가 비쌌고 오븐이나 찜기도 그닥 보급되지 못했기 때문에 푸딩은 레스토랑이나 호텔등에서만 먹을 수 있는 희귀하고 귀한 디저트였다.
이 푸딩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퍼진건 1970년대 들어 급속히 산업경제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빵집 같은 양과자가게들이 많이 생기면서 푸딩은 높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푸딩가루도 시판되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일본의 편의점 푸딩은 일본의 제과기업 글리코에서 처음 상품화했다. 특히 접시에 푸딩 그릇을 거꾸로 엎고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컵 바닥에 있는 플라스틱 봉을 뜯어 진공상태를 풀어주면 푸딩이 쏙~ 하고 빠져나가서 캐러멜 시럽과 푸딩을 함께 먹을 수 있게 만든 공법을 적용한 '푸친푸링'이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일본인들이 푸딩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과거엔 귀하고 비싼 음식이었다는 인식도 남아있지만 유독 일본인들이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고, 또한 토로토로(とろとろ)한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아예 '푸딩의 날'도 있는데 매년 5월 25일로 일본 기념일 협회에서도 인정받았다. 일본의 서브컬쳐 창작물들에도 일본인들이 푸딩을 많이 좋아한다는 설정이 많이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제품이 나왔다가도 금방금방 단종되었는데, 아무래도 뒤집어서 그릇에 담아서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한다는 귀찮음이 있는데다 식감도 이질적이고 저렴하지 않은 가격, 저가재료를 쓰면 퀄리티 있는 맛이 나오지 않는 점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세븐일레븐에서 일본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쟈지푸딩'이 품귀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대히트를 기록했다는 네임벨류와 더불어 기존의 푸딩 특유의 물컹함이 아닌 요플레와 크림 사이의 식감이 더 입맛에 맞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일본 현지가격보다 3배나 비싼 가격은 지적을 받고 있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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