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이란?

매운맛은 사실 맛이 아니다. 사람 혀의 미뢰에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지방맛(최근에 인지) 이렇게 여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미각세포가 있다고 하는데, 매운맛을 수용하는 미각세포와 맛 수용체는 없다. 매운맛은 혀의 통점을 자극하는 통각이다. 통각 중에 혀와 피부에 있는 온도 수용체인 TRPV1이 캡사이신(고추), 알리신(마늘), 피페린(후추) 등에 의해 활성화되어 '뜨겁다'라고 느끼는 것이 우리가 매운맛을 느끼는 프로세스다. 매운 것을 먹었을 때 땀이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무의식 중에 손으로 부채질을 하는 게 그래서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매운맛을 즐기는 걸까? 매운맛은 고통을 동반하지만 매운 음식을 먹은 후에는 '심리적 시원함'이 남는데 이것을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일부러 억지 위험을 설정하고 이를 극복한 후 얻는 희열을 만끽한다는 것이다. 또한 매운 고통을 느끼게 되면 뇌는 이 고통을 상쇄시키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는데 고통은 금방 사라지지만 엔도르핀의 여파는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즐기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