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차 번호판 색깔 교체 이유

법인차량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구입비와 보험료, 유류비 등을 개인이 아닌 법인이 부담한다. 이런 장점을 악용해 수억 원대 고가의 럭셔리카 차량을 법인명으로 구입해 개인이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법인차를 가족이 사용하는 꼼수를 쓰면서 자기 돈이 아닌 법인 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모는 편법이 많다는 지적이 많아지자 법인 리스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붙이는 법안을 시행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 등록된 전체 승용차의 개인 구매와 법인 구매 비율은 각각 97.2%와 12.8%인데, 국내 운행 중인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4192대 중 3159대(75.3%)가 법인 등록 차량이다. 슈퍼카 10대 중 8대가 개인이 아닌 법인이 굴리고 있는 셈인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최소한 소위 '아빠찬스'로 고급 외제차를 몰 때 자기 차인 척하지 못하게 티가 나게 하겠다는 것이 법인 차량 번호판 교체의 취지이다.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연두색 법인차량 전용 번호판 사용법이지만 이를 어겼을 때 별도의 관리 및 제재 방안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되려 연두색 번호판을 특권층으로 여기는 인식이 형성되거나, 사업 용도로 법인차를 모는 사람들 전부를 낙인찍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아가 법인차 운행일지 작성 등 법인차량 관리의무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미국 등 선진국에선 법인차량의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미국의 경우 직원이 법인차의 업무상 사용을 문서화하지 않으면 개인적 사용으로 간주, 직원에게 과세 급여를 부과한다. 현재 한국은 운행일지가 없더라도 1500만원까지 법인차량 비용 처리를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