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없는 장어소스덮밥

일본에서 장어는 고급 보양식으로 취급받고 있다. 에도 시대가 되면서 에도만 간척의 여파로 장어 어획량이 대량으로 늘어나면서 조리법이 차츰 발전하고 상류층에도 퍼져나가서 고급 식재료의 지위에 올랐다. 전 세계 장어의 80%를 일본에서 소비한다고 하며, 우리가 여름에 삼계탕을 찾듯, 일본 사람들도 여름에 장어를 먹으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그런데 2018년 일본 장어의 치어 어획량이 급감한 탓에 가격이 급등했고, 절대적인 물량도 부족해져서 시중에 장어가 품귀현상을 일으켰다. 보통 장어는 치어를 어획한 후 양식장에서 키워 출하하는 방식으로 공급하는데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양식장에 입하된 치어가 고작 0.2톤으로 1년 전 같은 시기의 5.9톤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시중에 말 그대로 장어의 씨가 줄어들자 유통업계에서는 장어 대신 소고기나 꽁치로 대체하거나 연어에 장어 소스를 발라 팔기도 했다. 그 와중에 일본의 전기통신대학 생협에서 장어 소스와 밥만 있는 장어 없는 장어 덮밥을 198엔(한화 약 2000원)에 내놓았는데 판매개시 40여분 만에 품절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