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 범위를 넘었다고 법원이 판단한 대표적인 두 사례

1. 2020년 4월 인천에서 A씨가 술을 마시다 친구인 B씨와 시비가 붙었는데 그 와중에 흥분한 B씨가 칼을 휘둘렀다. A씨는 상대가 칼을 휘둘러 팔에 찔리자 화가 나서 B씨의 손을 쳐 흉기를 떨어뜨린 다음 흉기를 멀리 수풀로 던져놓았따. A씨는 이어 발로 B씨의 옆구리와 무릎을 수 차례 걷어찼다. B씨가 바닥에 넘어진 후에도 발로 피해자의 얼굴과 다리 등을 폭행해서 B씨는 갈비뼈 골절 등 전치 5주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법원은 칼을 쳐 내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칼을 떨어뜨린 다음에도 지속적인 폭행을 했다는 점에서 A씨의 행동이 정당방위의 범주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하여 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그래서 저 칼에 찔린 사람이 징역이나 벌금형을 실제 받았느냐? 그건 아니다. 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면서 A씨의 행동이 정당방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A씨의 형을 면제해 주었다. 형의 면제란 범죄는 성립하나 일정한 사유로 인해 형벌을 부과하지 않는 것을 뜻하는데, 그러니까 법원에서도 정당방위라 하긴 좀 심했지만 그래도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해서 어느 정도 봐 준 것이다.

2. 2014년 원주시에서 집에 들어온 도둑을 제압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C씨가 상해치사죄로 징역과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건은 한 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도둑 빨래건조대 폭행 사건'이다. 20대 C씨가 새벽에 자신의 집에 들어왔다가 빈집털이를 하던 60대 D씨를 발견했다. 당시 D씨는 C씨를 공격하려고 한 게 아니라 도망가려고 했다. D씨가 도망가려고 하자 C씨는 D씨를 주먹으로 얼굴을 수 차례 때려 넘어뜨리고, D씨가 계속 도망치려 하자 피해자의 뒤통수를 발로 수 차례 걷어차고, 이후 빨래 건조대를 집어들어 피해자의 등을 수 차례 내리쳤으며, 이어 자신이 차고 있던 허리띠를 풀러 D씨의 등을 수 차례 가격했다. C씨의 폭행 도중 D씨는 의식을 잃었지만 C씨의 폭행이 계속된 것이다.

 

결국 C씨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했으며, D씨의 형은 2천만원 가까이 되던 D씨의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자살했으며, 유일하게 남은 유족인 D씨의 조카가 엄벌을 탄원했다. 결국 C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최종 선고되었다. 이 사건은 정당방위의 범위가 좁은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어려운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