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공포영화를 볼 때 쾌감을 느끼는 이유

옛날부터 사람들이 공포영화를 보면서 공포에 떨거나 놀이기구를 타면서 스릴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공포 뒤에 찾아오는 안도감을 즐기기 위해 하는 거라는 이론이 있었다. 진짜 자신의 목숨이 달린 공포가 아니라 자신은 안전한 위치에서 공포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공포체험이 끝난 후 나는 안전하다는 안도감을 즐기기 위해 공포를 참아낸다는 것이다.

생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몸은 공포에 의한 흥분상태에 빠지게 될 경우 자율신경에 스트레스를 가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또한 극도의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또 하나의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아드레날린은 빨리 소멸되지만 엔도르핀은 천천히 사라지므로 우리 몸은 일시적인 황홀감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매운 음식을 먹고 얼얼하지만 개운한 느낌이 드는 것이나, 마라토너들이 겪는 러너스 하이도 비슷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은 공포영화를 보면서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 즉, 공포감과 쾌감을 동시에 즐긴다는 주장도 있다.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동시에 경험할 수 없다는 기존의 전제가 틀렸으며, 공포영화 같은 부정적 자극에 노출되면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동시에 일어나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 바로 즐거운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