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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을 마시는 새 짐새와 피토휘, 박차날개기러기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9. 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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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새. 짐(鴆), 또는 짐조(鴆鳥)라고도 불리던 중국의 전설 속의 새이다. 독사와 독충을 먹으며 온몸에 독기가 있어 짐새가 위를 날면 그 아래의 논밭, 꽃밭, 과수원이 다 말라죽었고 대소변에도 독이 있으며 주변에만 있어도 죽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독이 있는 생물을 먹어 독을 체내에 저장했다고 하며 그 깃털이 술잔에 스치기만 해도 이를 마시는 사람은 독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암살에도 쓰였다고 전해진다. 

    그전까지는 전설 속의 생물로 여겨졌지만 짐새를 뜻하는 짐(鴆)이라는 한자까지 따로 있고, 그 서식처와 모양이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 새를 사는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반출시키지 말라는 금지령과 황제가 짐새를 잡기 위해 짐새가 사는 산에 불을 지르라고 명령했다는 기록까지 있었던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짐새의 기록은 기원전 문헌에는 아주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남북조 시대를 끝으로 문헌상의 기록이 끊어졌고, 이후에는 문헌마다 짐새를 제각각으로 표현하고 그 독의 위력을 과장되게 적는 등 전설상의 존재로 바뀌었다. 그래서 '원래 진짜 있던 새였는데 멸종된 후 전설상의 새가 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이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조류학자들은 지금까지 독이 있는 새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회의적이었는데, 1990년 파푸아뉴기니의 토종새인 '후드 피토휘'가 세계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과학적으로 확인된 독 있는 새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진짜 짐새가 독을 가지고 있는 실존하던 새였을 수도 있다라는 추측이 힘을 얻게 되었다. 

     


    파푸아뉴기니의 멜라네시아 원주민들은 옛날부터 '후드 피토휘'를 손으로 만지기를 꺼려 왔다고 전해졌는데, 조류학자 잭 덤바허가 '후드 피토휘'를 처음 발견하고 손으로 새를 잡으려 하다가 새의 부리에 손가락을 깨물렸다. 깜짝 놀란 그는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입에 대고 고통을 달랬는데 곧바로 입술과 혀가 마비되고 불에 닿는 듯 타는 느낌이 들었다. 정체불명의 이 통증은 몇 시간 동안 이어졌고, 잭 덤바허는 이 고통이 자신이 아까 만졌던 새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여 이 새의 깃털을 다시 한번 입에 넣었고, 역시 저리는 느낌이 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덤바허는 이 새가 진짜 독이 있는지 국립보건원에 분석을 요청했고, 놀랍게도 새의 깃털에서 신경과 근육막에 마비 증상을 가져오는 바트라코톡신이라는 독소가 검출됐다. 이 독은 새의 깃털에 가장 많았고 뼈와 내장에서도 독성이 발견되었으나 농도는 낮았다고 한다. 바트라코톡신은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저리거나 화상 정도의 통증을 가져오나, 농도가 높은 경우엔 마비가 일어나거나 심할 경우 심정지 및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인데 이 새는 몸속에서 스스로 독을 만들지는 못하고 독소를 함유한 딱정벌레를 섭취해 독소를 체내에 축적시킨다고 한다.

     


    또한 박차날개기러기도 체내에 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박차날개기러기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습지에 서식하는데 기러기 중 가장 큰 종으로 몸체 길이가 1m를 넘고 날개 길이는 2m에 달하는 개체도 있다. 검은색과 흰색, 붉은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으며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이다. 시속 142km/h의 빠른 속도로 날 수 있는데 모든 동물 중 TOP 10 안에 들어가는 속도라고 한다. 50여 마리가 집단 생활을 하면서 물고기나 곤충, 수생식물 등을 먹는 잡식성이다. 

    박차날개기러기는 일부 지역에서 독을 가지고 있는 물집딱정벌레를 먹고 딱정벌레의 칸타리딘이라는 독소를 몸 속에 지니게 되어 이 새의 고기를 먹을 경우 중독사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위에 설명한 피토휘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데, 피토휘는 1년 열두달 독을 가지고 있지만 박차날개기러기는 특정 시기에만 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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