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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각장애인 육상선수와 가이드 러너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9. 2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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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 트랙육상선수에게 가이드 러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다. 시각장애인 육상경기는 비장애인 시력 대비 장애등급에 따라 B1, B2, B3으로 나뉘는데 B1등급, 즉 빛을 인지하지 못해서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그룹 선수들이 가이드 러너와 함께 뛴다. 선수들은 미세한 시력 차이라도 두지 않으려고 모든 선수들이 까만 안대로 눈을 가리며 가이드 러너들은 선수들과 다른 밝은 색 조끼를 입고 뛴다. 가이드러너는 선수의 출발 위치와 자세를 잡아주고 함께 레이스를 펼치는데 선수와 가이드 러너를 묶은 줄은 테더라는 이름의 끈 하나뿐이다.

    그밖에 다른 규정도 매우 타이트하다. 경기 중에 가이드 러너와는 0.5cm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선수보다 한 발 이상 앞설 수 없고 최종 피니시 라인에서 선수보다 앞서 통과하면 안 된다. 만일 선수뿐만 아니라 가이드 러너가 부정출발할 경우 해당 선수는 실격한다. 대신 레이스를 마치면 선수와 가이드 러너는 메달까지 함께 받는다.

     

    이렇듯 선수와 가이드 러너는 호흡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도 엄청 열심히 한다. 선수와 생활도 같이 하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상호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선수와 보폭이 비슷하거나 움직임이 비슷한 가이드 러너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한 번 함께 하면 몇 년 동안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2016 리우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데이비드 브라운은 100m를 11초 안에 달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각장애인이었다. 그의 파트너는 제롬 에이버리라는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전직 육상선수였는데 2004년부터 패럴림픽 가이드 러너로 뛰면서 3개의 금메달과 3개의 은메달을 땄다. 둘의 우정을 다룬 '언테더드'라는 영화도 개봉했다. 그런데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에이버리가 부상으로 함께 뛸 수 없게 되었고 브라운은 새로운 가이드러너 모레이 스튜어드와 호흡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2021년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그리스의 가벨라스가 10초 88로 세계 신기록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도쿄 패럴림픽 여자부 결승에선 레이스 도중 선수와 가이드 러너 사이의 테더가 끊어져 실격되어 선수가 트랙에 주저앉아 펑펑 우는 안타까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200m 예선 종료 후 서아프리카의 섬나라 카보베르데 출신인 케우라니두레이어 페레이라 세메도는 예선탈락 후에도 한면에 함박웃음을 띌 수밖에 없었는데 레이스 종료 후 그녀의 가이드러너인 마누엘 안토니오 바스다베이가 무릎을 꿇고 준비해 온 반지를 건네며 프러포즈를 했기 때문이다. 같이 레이스를 뛴 가이드 러너들은 로맨틱한 장면에 일제히 환호했고 무슨 상황인지 묻는 파트너 선수들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둘은 동료 선수와 가이드러너들의 뜨거운 축복의 박수를 받으며 미래를 약속했고 국제패럴림픽위원해는 프러포즈 영상을 SNS에 소개하며 '인생에서도 둘이 함께 달리기를!(May the two of them run together for life!)'이라는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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