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퇴출 위기의 근대 5종

근대 5종 경기는 올림픽의 아버지 쿠베르탱에 의해 도입되었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개인전으로 처음 등장했고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단체전이 추가되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여자 경기가 개최되었다. 고대 올림픽에도 5종 경기가 있었는데 그때 종목은 달리기, 멀리뛰기, 창던지기, 원반 던지기, 레슬링으로 말 그대로 백병전의 왕자를 가리는 고대 올림픽 중 최고 인기종목이었다고 한다. 근대 5종의 테마는 '적진을 뚫고 비밀 지령을 전달하는 탈출 과정'이다. 펜싱은 단판 승부로 1분 안에 유효 공격을 못하면 점수를 얻지 못한다. 수영은 200m이지만 영법의 제한이 없다. 발이 땅에 닿아도 된다. 3000m 크로스컨트리는 부드러운 흙과 잔디로 구성되는데 사전에 코스를 공개하지 않는다. 15개의 표적을 쏘는 사격은 원래 납탄을 쐈으나 환경문제 등으로 레이저로 바뀌었다. 마지막에 승마는 말을 추첨으로 선택하는데 전쟁 상황에서 아무 말이나 타야 한다는 이유이다. 우승자에겐 월계관을 씌우고 IOC 위원장이 직접 수상을 한다. 폐지 얘기가 계속 나오지만 섣불리 폐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쿠베르탱이 만든 경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근대 5종의 퇴출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미 근대 5종은 하루에 한 종목씩 5일 동안 경기를 하는 종목이었으나 재미를 위해 하루로 경기일이 줄어들었고, 특히 승마 종목에서 추첨으로 말을 선택하는 이야기는 선수의 기량보다 운에 따라 성적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결정적으로지난 도쿄올림픽에서 근대 5종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 독일의 슐로이 선수가 중간합계 1위를 달리고 있던 상황에서 배정받은 말인 세인트 보이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장애물을 넘는 것을 한사코 거부, 대회를 31위로 마감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2028년 LA 올림픽에서 근대 5종 중 승마가 퇴출되거나 근대 5종 종목 자체가 퇴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