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치매 어머니 살해 사건

 

2006년 2월 1일, 교토시 후시미구 카츠라가와 둔치에서 무직인 54세 가타기리 야스하루가 치매를 앓고 있던 86세의 모친을 목 졸라 살해한 후 자신도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단순히 치매 노인의 간병에 지친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는 흔한 내용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바보 같을 정도로 성실한 남자'라고 기억했던 가타기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매우 힘든 나날을 보냈다. 어머니의 증세는 점점 심해져서 밤에도 15분마다 일어나서 어머니를 돌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머니를 돌보며 계속 구직활동을 했지만 치매 간호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는 없었다. 

예금과 적금을 모두 깨야 했고 생활보호 신청을 위해 구청의 복지사무소를 찾아갔지만 52살미면 아직 일할 수 있지 않냐라며 신청서조차 주지 않았다. 생활보호를 신청하는 것은 선량한 납세자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실업급여도 끊어졌고 집세는 3개월이나 밀렸으며 자신의 식사를 이틀에 한 끼로 줄일 정도였지만 카드빚은 점점 불어 한도가 되었다. 결국 남자는 마지막 남은 현금 7천 엔을 들고 어머니와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가족의 추억이 담겨 있는 후시미에 도착해서 세 가족이 행복했던 시절 즐겨갔던 식당을 찾았지만 돈이 없어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카츠라가와 둔치 산책로에서 어머니의 목을 졸라 죽이고 자신도 식칼로 목을 베어 자살을 꾀했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자 일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어머니를 직접 죽였다는 큰 죄를 지었지만 사람들은 피고인을 동정하기 시작했다. 판사는 재판에서 친족살해라는 중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이라는 파격적인 판결을 내린다. 당시 판사는 카타기리 야스하루에 대한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이 사건으로 심판받아야 할 것은 피고만이 아니라 간호보험이나 생활보험등 행정제도 자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후, 일본 정부에서는 치매 가족 간병인 지원정책으로 24시간 전문 간병인 서비스와 소규모 간병시설 그룹홈 확대, 연 최대 93일 간병휴직 인정, 시간외근로 및 야근 면제 청구권 실시 등의 제도를 도입했다. 아베도 취임 후 '2020년까지 50만 명 규모의 사회시설을 증진하겠다"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그의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사건을 다룬 만화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건 8년 후, 카타기리 야스하루는 자살로 어머니의 곁으로 가게 되었다. 그가 자살 당시 입고 있던 옷의 주머니에는 어머니와 자신의 탯줄과 "같이 태워줘"라는 메모가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