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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 삼성의 2부 강등으로 본 삼성 스포츠단의 몰락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12. 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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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시절에 삼성은 스포츠마케팅에도 많은 돈을 투자했다. 리그 1위라는 브랜딩도 필요했고,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스포츠가 좋은 매개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은 스포츠단 운영 외에도 첼시에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메인 스폰서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건희가 쓰러지고 나서부터 노선의 변화가 감지되었다. 일단 삼성 계열의 모든 스포츠단은 2014년부터 차례차례 제일기획 산하로 들어갔다. 예를 들어 야구팀인 삼성 라이온즈와 축구팀인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원래 삼성전자 산하였는데, 산하의 산하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떨어진 위상에 대해 삼성 측에서는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다. 마케팅 전문 기업인 제일기획에서 손 대면 더 좋지 않겠냐?'라고 했지만 그건 그냥 하는 소리란 걸 모두 알고 있었다.

    이후 2015년에는 삼성증권 테니스단과 삼성중공업 럭비단을 해체했다. 특히 럭비단의 해체는 큰 충격이었는데 이건희 회장이 제일 좋아했던 스포츠가 럭비였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모교가 서울사대부고였는데 럭비로 유명한 학교였고, 이건희 본인도 럭비는 인내와 희생, 그리고 협동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포츠라고 해서 매우 아꼈는데 그걸 하루아침에 해체시켜 버린 것. 그래서 내막을 아는 사람들 중에는 삼성중공업 해체 소식을 듣고 '아, 이건희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스포츠단으로 들어가는 돈이 점점 줄어들고, 제일기획 자체의 매각 얘기도 나오면서 스포츠단은 계속 흔들렸다. 포텐셜 자체가 흔들리면서 지원금도 줄어드니 팀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짤 수도 없었고, 선수들도 안정될 수 없었다. 2017년에는 삼성 e스포츠단을 매각하기도 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운영비 줄인다고 선수들한테 주는 수당 없앴다가 선수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나서 팬서비스 안 하겠다고 선언(!) 하는 일까지 생기고, 그밖에 계속 이어진 삽질로 계속 하위권을 전전했다. 농구나 배구도 한 때 최강의 위치에서 내려와 점점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축구는 그 이전까지 쌓아놓은 헤리티지랑 매탄고 유스의 힘으로 끝까지 버텼지만, 수원 출신만 중용하겠다는 리얼 블루 정책을 끝까지 고수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져 결국 올 시즌 2부 리그로 다이렉트 강등해 버리고 말았다.

    삼성이 스포츠단에 투자를 줄이게 된 건 이제 더이상 스포츠단을 통해 삼성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단을 통해 삼성을 알리고, 삼성 이름을 단 스포츠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그런 걸 하지 않아도 삼성은 1등이다는 자신감이 생겼던 것이다. 또한 스포츠단 운영에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걸 줄이겠다는 의도도 큼.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물론 이득을 제1가치로 따지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생리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측면과 최근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 경영적인 측면에서 삼성의 최근 모습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향한 팬들의 브랜드 로열티 측면에서 보더라도 현재 삼성이 보이고 있는 이런 모습이 당장은 효율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훗날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삼성스포츠단에 들어오는 금액이 줄었다고는 하나 그 돈이 그렇게 헐벗을 정도로 줄어든 건 아닌데, 최악의 성적을 가져왔다는 것은 스포츠단 자체에서도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얘기도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 크긴 하겠지만 모든 잘못을 다 모기업이 지원을 줄이고 관심이 없어진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무책임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너십에 기대는 스포츠단의 수익구조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스포츠단이 모기업과 지자체의 지원에만 의존하고 오너의 말 한마디에 흥망이 결정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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