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노래의 저작권이 소속사에 있었던 조용필

 

조용필의 조용필의 대표적인 히트곡 중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창밖의 여자’, ‘고추 잠자리’ 등 31곡에 대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었던 건 노래를 만든 조용필이 아니라 소속사였던 '지구레코드'였다. 1986년 지구레코드 임정수 회장과 음반 프로덕션 계약을 하면서 조용필과 복제권과 배포권을 음반사가 갖는 '지적재산권 일부 양도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잘 모르고 소속사에서 하라고 해서 계약서에 사인한 조용필은 나중에서야 이게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반환 소송을 냈으나 2000년에 계약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났다.

 

조용필은 '복제배포권을 넘기는 것이 판권(음반을 낼 수 있는 권리)라고 이해했지 악곡 전체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모두 넘기는 것이라고 알지 못했다'며 법정에서 항변했지만 결국 법원은 지구레코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양자가 사인한 계약은 제아무리 불공정하더라도 목에 칼을 들이밀고 사인하라고 강요하지 않는 한 인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저작권은 지구레코드 임정수 회장이 가지고 있다가 임정수 회장이 죽고 난 다음 임 회장의 자식인 임재우에게로 상속되었다.

이 사실은 조용필이 2013년 '바운스'를 내면서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던 와중에 록밴드 시나위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신대철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공론화되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임정수 회장이 조용필을 엄청 극진히 아껴서 돈씀씀이도 마다하지 않고 국내 최고 장비를 도입한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조용필은 언제든지 쓰게 해라'라고 했다는 등 미담만 알려졌으나 알고 봤더니 저작권을 뺏어간 일을 했던 것. 참고로 임정수 회장은 생전에 한국음반회장도 역임하면서 한국 음악산업의 거목으로 군림하고 국민훈장 목련장, 보관문화훈장 등도 받았다.

 

결국 이 사실이 알려지고 기자가 임 회장의 아들인 임재우에게 저작권 권리 반환을 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으나 완강히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팬들은 서명운동까지 하고 이 사실이 여러 언론에 퍼지면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을만큼 커지자 2014년 조용필에게 저작권을 돌려주는 합의를 하였다. 합의 시 조용필이 얼마를 합의금으로 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