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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망자의 날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3. 11. 00:10300x250
멕시코 사람들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망자의 날(죽은 자들의 날. Dia de los Muertos)이라고 하는 고유의 의식을 한다.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이 날은 죽은 영혼들이 1년에 한 번 다시 이 세상을 찾는 날이다. 원래는 아즈텍 제국의 죽음의 신 믹틀란테쿠틀리에게 제사를 지내던 날로, 여름인 8월에 한 달 동안 실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가톨릭을 전파하면서 이교도적인 원주민 문화를 없애려고 했고, 가톨릭 모든 성인의 날인 11월 1일과 영혼의 날인 11월 2일로 옮겨서 흡수하려고 했다. 그래서 현재 10월 31일 준비, 11월 1일 어린아이의 영혼을 맞는 날, 11월 2일 어른들의 영혼을 맞는 날로 정착했다.
이때가 되면 가족들은 죽은 가족들의 사진, 멕시코 국화인 주황색 메리골드와 해골 모양을 활용한 여러 장식들을 이용해 제단을 꾸민다. 생전에 고인이 좋아했던 테킬라나 담배,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도 올라간다. 저승에서 올라오는 영혼들이 고생하면서 올라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영혼들을 위한 준비에 정성을 다한다. 지금은 망자의 날 퍼레이드가 아주 큰 행사로 자리 잡았지만 원래는 퍼레이드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007 스펙터: 멕시코 시티에서 망자의 날 축제 퍼레이드가 열리는 장면이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데 망자의 날에 맞아 멕시코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이에 멕시코 정부에서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2016년 망자의 날에 실제 퍼레이드를 했더니 큰 인기를 끌어 매년 연례행사로 실시하고 있다. 이후 애니메이션 코코가 전 세계적인 대흥행을 하면서 멕시코의 망자의 날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멕시코의 이 망자의 날은 3천년 전 원주민들의 죽음을 기리는 행사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15세기부터 멕시코 고원을 지배한 아즈텍 문명이다. 아즈텍 인들의 죽음관은 매우 독특하다. 이들은 동서양의 다른 지역들과 다르게 이승의 삶에 기반한 상벌의 개념으로서의 사후세계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 이들은 '어떻게 사느냐' 보다는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투에서 전사하거나 신의 제물로 희생된 포로들은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출산이라는 전쟁을 치르다 사망한 산모들은 궁궐 뜰에 묻혔는데 태양신의 동반자가 되는 커다란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했다.
자연사로 죽음을 맞은 사람들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어둡고 창문도 없어 더 이상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곳으로 간다고 믿었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아이들이 죽으면 거대한 나무에서 이승에서 맘껏 맛보지 못한 우유가 떨어지는 곳으로 가는데, 지상의 모든 종족이 멸망하면 저승에서 우유를 먹던 아이들이 다시 이승으로 복귀한다고 믿었다. 이들은 삶은 찰나에 불과하고 저승이야말로 불멸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네 개의 태양이 사라진 뒤에 나타난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믿었던 아즈텍인들은 산 자의 피와 심장을 바치지 않으면 태양이 하늘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즈텍인들은 신들의 희생으로 삼라만상이 탄생했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신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의 희생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슴없이 인신공양을 할 수 있었다.
아즈텍의 사후세계는 스페인 점령 이후 크게 바뀌게 된다. 규모도 1달에서 줄어들었고 날짜도 8월에서 11월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가톨릭과 자신들의 전통을 섞어 새로운 고유문화를 만들어 내었다. 멕시코인들은 더 이상 인신공양을 하지 않으면 다음날 해가 뜨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떠난 가족들이 망자의 날에 다시 찾아올 것을 기원하며 제단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그 한편에 성모상을 장식하고 죽은 이를 추도한다.300x250'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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