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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 기황후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3. 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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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에서 2013년 방영된 기황후는 그 소재와 등장인물 때문에 방영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역사 속의 기황후는 14세기 고려에서 '공물'로 원나라에 보내져 원의 마지막 황제인 순제의 황후자리에까지 올라 막강한 자리에 올랐다. 그러자 고려에 남아 있던 오빠 기철과 기원, 사촌인 기삼만 등이 기황후의 위세를 등에 업고 포악한 행동을 함부로 하며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임금을 능가하는 위세를 빙자하여 나라의 법도를 흔들었다고 고려사절요에 묘사되어 있다. 

    기황후가 원나라의 권력의 중추에 올라선 후 고려는 오히려 바쳐야 하는 공물이 늘었다. 개혁을 추진하던 공민왕이 기 씨 일가의 패악질을 참다못해 丙申정변을 일으켜 기 씨 세력을 제거하자, 기황후는 공민왕을 모함하여 폐하고 덕흥군을 왕으로 세울 것을 꾀하는가 하면, 고려에 대한 공격을 지시하여 1만 명의 군대를 파병했으나 최영과 이성계가 이끄는 군대에게 패했다. 기황후에 대해서는 고려 역사와 원나라 역사 모두 기황후에 대해 부정적으로 쓰여 있다.

    드라마 기황후에서 남주인공으로 나오는 왕유는 더 문제였다. 원래 왕유는 충혜왕을 모델로 했는데, 충혜왕이 고려사 뿐만 아니라 한국사에서 손꼽힐만한 폭군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은근슬쩍 '가상의 왕'으로 바꿨다. 충혜왕은 세자시절부터 방화와 겁탈, 음주가무를 일삼았다고 전해지며 즉위 후에는 정사에 소홀하고 사냥에만 몰두했다. 심각하게 여색을 탐닉하여 신하의 아내건 가리지 않고 겁탈했다. 심지어 부왕의 후처들까지 겁탈했는데 그중 한 명은 원나라에서 시집온 공주였다. 또한 궁궐을 새로 만든다며 백성들에게 부역을 시키고 팔도에 건축자재를 징발했는데, 간신배들은 이를 틈타 콩고물 뜯어먹기에 혈안이 되었고 충직한 신하들은 말 한마디 했다가 살육을 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이러한 악행을 참다 못한 기철이 원나라에 청원을 넣어 충혜왕을 왕위에서 끌어내린다. 위에 언급했듯 기철도 한국사에서 간신으로 TOP 3에 들 만한 자였는데 그 자의 눈에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던 것이다. 결국 충혜왕은 귀양길로 가던 도중 죽었는데 그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고려 백성들이 기쁨에 겨워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이렇게 드라마 기황후의 인물과 관련한 논란이 높아지나 작가인 장영철은 “2008년 즈음 다큐멘터리를 보고, 한 여인이 쇠락해가는 나라에서 공녀로 끌려가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게 흥미로웠다. 기황후의 이름·나이 등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드라마의 70% 이상은 허구의 인물들로 구성했다” 고 밝혔다. 

     

    하지만 역사학자들과 대중문화평론가들은 "회가 거듭될수록 역사적으로 나쁜 평가를 받는 기황후에 시청자가 공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배경과 인물을 드라마 소재로 가져올 때는 작가 의식과 역사의식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전제되지 않은 게 심각해 보인다.", "시청자가 드라마에 몰입하면서 역사 왜곡이 희석될 수 있다", "판타지 시대극을 표방하나, 실존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논란은 감춰지고 있어 '역사가 이렇게 탈색돼도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등의 우려를 내보였다. 결국 기황후 드라마는 MBC 드라마 평일 시청률 30%를 돌파한 마지막 드라마가 되었지만 함부로 언급하기 힘든 작품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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