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삼체'에 등장하는 문화대혁명에 중국인들이 뿔난 이유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4. 3. 29. 18:48
    300x250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삼체'는 중국 SF 소설가 류츠신이 2007년 출간한 동명의 SF 장편소설을 드라마화했다. 류츠신은 중국의 SF 문화상 '은하상'을 8년 연속 수상하는 등 중국 SF 문학의 대표 주자로 뽑히며, 대표작인 '삼체'는 중국에서만 300만 부 이상이 팔리고 해외에서는 9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2015년 아시아 국적 작가로는 최초로 SF 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휴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시절 '휴가 때 삼체 소설을 읽었다.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백악관의 일상사가 사소하게 느껴졌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이 소설에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이 소재로 등장한다. 문화대혁명은 당시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이 주도했던 대약진운동이 실패하자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세운 사회주위운동으로 유교문화를 비롯한 전근대적인 문화와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사회주의 실천을 내건 운동이다. 홍위병을 앞세워 지식인과 부르주아 이념을 배격하고 문화유산과 기초 학문을 파괴한 초유의 20세기판 분서갱유로 꼽힌다. 하지만 실상은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과 정치투쟁의 산물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삼체 소설에서 나오는 문화대혁명 묘사는 중국어판과 영어판이 다르다. 영어판은 소설의 도입부를 이 문화대혁명의 끔찍한 모습을 묘사하면서 충격적인 시작을 하지만 중국어판은 문화대혁명 이야기가 등장하는 장이 1부 중간쯤에 나온다. 이와 관련하여 류츠신은 "소설 도입부를 이 장면으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검열을 우려한 출판사 측의 만류로 이 묘사는 중간에 묻히게 되었다."라고 밝힌 반면, 영어판 공동번역자인 켄 리우는 "원래 1부 중간쯤에 있던 문화대혁명 이야기를 번역할 때 처음으로 옮기자고 자기가 제안했고 류츠신이 받아들여 도입부가 바뀌었다."라고 상반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는 영어판을 따르기 때문에 문화대혁명이 맨 처음에 나오며, 우리나라에 번역되 출간된 소설은 중국 중격출판사의 원작을 따르고 있다.

    현 시진핑 체제에서는 문화대혁명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시진핑의 아버지인 시중쉰은 공산당의 고위 간부였으나 문화대혁명 당시 반역자로 몰려 모든 지위를 잃고 쫓겨나서 감옥에 투옥되었다. 다행히 한 때 시중쉰의 상관이었던 저우언라이 총리가 특별히 챙겨서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지만 큰 딸 시허핑은 반동의 딸이라며 홍위병에게 조리돌림을 당했다가 수치심에 자살했고 (홍위병들에게 맞아 죽었다는 설도 있다.) 시진핑 본인도 시골로 추방되어 7년 이상 토굴에 살며 막노동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가르치지만 이를 주제로 한 작품의 출판이나 상영은 금지되어 있다. 문화대혁명을 언급할 때도 "文革" 또는 "文化大革命"이라고 꼭 따옴표를 써서 구분한다. 공산당에게 혁명이란 언제나 긍정적이고 옳은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실패한 문화대혁명에 '혁명'이 들어 있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천안문 사태처럼 아예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싶지만 그 영향이 너무 커서 그렇게 못하는 대신 아예 언급하는 것을 터부시 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삼체'가 공개되면서 여기에 묘사된 문화대혁명 장면이 일부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식초 소스 약간을 위해 만두 한 판을 만들었다.(중국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퍼트리기 위해 이 시리즈를 제작했다는 뜻)", "이들은 문화대혁명에 대해 전혀 모른다." 등등 주로 문화대혁명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은 넷플릭스 시청이 불법인데 어떻게 봤냐?", "문화대혁명은 엄연히 있었던 일이고 소설에도 묘사되는 내용들인데 왜 모르는 척하냐?" 라며 반발하는 의견들도 있다.

    300x25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