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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방짜유기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5. 11. 22. 00:10300x250

유기(鍮器)는 구리와 주석을 약 78:22의 비율로 합금하여, 달궈진 쇠를 반복적으로 두드려 만드는 전통적인 놋그릇이다. 놋쇠(방짜쇠)를 두드려 만든다고 해서 방짜 유기(方字 鍮器)라고도 부른다. 쇳물을 녹여 '바둑'이라 불리는 쇠덩이를 만든 뒤, 고온에서 망치로 두드리고 열처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만든다. 한 번 만들 때 11명의 인원이 조직적인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방짜유기는 사용하면 할수록 은은한 윤기가 나고 품위가 돋보인다. 18세기 사대부들이 경기도 안성에서 유기를 주문 생산했는데 여기에서 '안성맞춤'이란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보온, 보냉 효과가 뛰어나 음식의 맛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밖에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생성되어 건강에 도움을 주며, 내구성이 높아서 떨어뜨리는 정도로는 찌그러지거나 깨지지 않아 반영구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대를 이어 물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병원균을 살균하는 항균효과가 뛰어나 한여름에 음식을 담아 상온에 보관해도 잘 쉬지 않는다. 실제 실험 결과 스테인레스나 플라스틱 그릇에 담은 음식보다 훨씬 상온에서 오래가는데 유기에서 방출하는 구리 이온이 미생물에게 맹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거의 항생제 수준의 강력한 방부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식중독 원인균인 O-157 대장균이나 비브리오균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탁월한 항균능력을 보여주었다.
다만 무게가 무거운 편이고 공기와 접촉하면 얼룩이 생기거나 변색이 된다.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데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편하고 관리가 쉬운 플라스틱, 양은, 스테인리스 등에 자리를 내주었다. 60년대 연탄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유기가 연탄가스에 산화되어 변색되고 녹이 슬게 된 것도 유기가 밀려난 이유 중 하나라는 설도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시절 금속공출로 많은 유기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는 국가무형유산 유기장 보유자들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화학적으로 구리합금들 중에 주석 비율이 10%를 넘기면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이하게 한국의 유기는 뛰어난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산업화를 위해 금속공합 이론대로 주석의 비율을 줄였더니 찐득찐득해져서 대량생산에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현대 재료공학의 일반적인 법칙을 역행하는 유기의 특이한 현상에 대해 금속 현미경을 통해서 연구해 봤더니, 주물 단계에서 두드리고 열처리하는 전통 공정을 거쳐 처음에는 분리되어 있던 구리와 주석 조직이 얽히고 섞여 치밀한 미세조직을 형성하여 강한 내구성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한다.
유기는 삼국시대때부터 사용되었는데 불교와 관련하여 불상, 범종, 반자 등을 청동으로 만들어 사용하면서 주조기술이 발전하였고 이후 고려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불교에서뿐만 아니라 제기, 수저, 밥그릇, 향로 등 생활의 전반에 걸쳐서 유기를 사용하면서 확산되었다고 한다. 이후 상류층에서 주로 사용되었고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반 대중들까지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 말고는 유기를 식기로 사용하는 곳이 거의 없으며 튀르키예의 가지안테프에서 동기로 그릇을 만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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