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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선(希望線 : desire line)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5. 12.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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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선(希望線 : desire line). 건축학 혹은 조경학에서는 비공식적 보행자도로라고도 하며 사람이나 동물의 통행으로 인한 침식으로 형성된 계획되지 않은 작은 길을 뜻한다. 도로교통학에서도 사용하는데 노선과 관계없이 통행의 기점과 종점을 연결하고 선의 굵기로 존 간 교통량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직선을 뜻한다. 공원이나 대학캠퍼스 등에서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인 직선 길을 찾아서 잔디밭 혹은 화단을 가로질러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길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대개 이런 경우 설계자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더 길거나 우회하는 길을 따르지 않고 가장 짧거나 가장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낸다. 한 번 길이 만들어지면 이후에 다른 사람들도 눈에 보이는 그 길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짓밟힘으로 길에 위치한 식물이 죽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새롭게 하나의 길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희망선은 국립공원이나 자연공원에서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데도 사용된다. 연구에 따르면 한 길을 15번만 지나도 뚜렷한 산책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며, 이러한 길은 관리자들이 울타리나 울창한 초목, 표지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막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아웃도어인들을 위하여 만약 지정한 산책로를 벗어났을 때 지속 불가능한 위치에 실수로 새로운 산책로를 만들지 않도록 주의하는 '흔적 남기지 않기(Leave No Trace)'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미국 대학에서도 이런 희망선을 연구해서 설계에 반영하는 사례가 많다. 많은 학생들이 다른 건물로 이동할 때 시간 단축을 위해 잔디를 가로지르다 보니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길이 많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래서 미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많이 밟고 지나간 길에 아예 보도블록을 깔았으며, 일리노이 공대 캠퍼스를 설계할 때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는 학생들이 만들어낸 희망선을 연구했다. 어떤 대학에서는 건물 완공 후 잔디밭을 만들기 전에 해당 공간을 흙이나 모래로 덮어두고 몇 달 동안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을 확인한 후에야 길과 잔디밭을 만들었다.

    일견 이 희망선은 공공질서에 대한 파괴행위나 인간 본연의 게으름의 표시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모든 물리적인 시스템은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형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인간이 가장 원하는 디자인의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를 던져준다. 실제로 아예 이러한 희망선을 활용하여 공식적인 동선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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