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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수육의 기원과 부먹 vs 찍먹 논쟁
    부연설명 - 정보와 상식 2023. 4. 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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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에 녹말 반죽을 묻혀 튀긴 후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탕수육은 중국요리의 기본 소스 중 하나인 탕추(糖돼지고기에 녹말 반죽을 묻혀 튀긴 후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탕수육은 중국요리의 기본 소스 중 하나인 탕추(糖醋, 당+식초)를 베이스로 한다. 탕추를 이용한 요리는 중국 각지에 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가장 유명한 요리가 북경과 산둥 쪽에서 유명한 "탕추리지(糖醋里脊, 탕초리척)"이다. 한국식 중화요리가 산둥 출신 화교들에 의해 시작되었기 때문에 탕수육의 가장 직접적인 원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만주 요리에서 기원한 꿔바로우(鍋包肉)"도 있다. 만주 동북삼성을 중심으로 유명한 요리인데 안중근 의사도 흑룡강성 하얼빈시에 있는 꿔바로우 가게에 자주 들렀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중국식 양꼬치 전문점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통해 대중화된 꿔바로우는 사실은 탕수육과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탕수육의 기원이라고 알려진 탕초리척은 소스에 양파나 오이, 파인애플 등이 들어가지 않는데, 오리지널 광동 탕추리지는 채 썬 배추와 산사나무 열매만 들어간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소스에 이런 야채와 파인애플이 들어가게 된 계기가 아편전쟁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아편전쟁에서 중국이 패배한 후 몰려든 영국인들이 중국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았는데, 이들을 위해 소스에 당시 최고급 과일이었던 파인애플이 들어가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파인애플을 넣은 것이 중국이 기원이 아니라 태평양전쟁 패망 후 미군이 주둔한 일본의 중화요릿집이란 설도 있다.

    그럼 탕수육의 찍먹과 부먹 논쟁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기본적으로 탕수육은 물론 그 기원으로 하는 모든 요리들이 소스를 부어서 내오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중식조리사자격증 실기시험의 탕수육 규정에도 탕수육은 소스를 부어먹는 요리라고 정의되어 있다. 실제 음식점에서 주문해도 소스가 부어지거나 소스로 간단히 볶아져 나온다. 그런데 중국요리가 배달요리로 발전하게 되면서 탕수육을 배달하는 도중 튀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기튀김과 소스를 따로 포장하여 배달하기 시작했고, 배달요리의 특성상 소스를 부어버릴 경우 나중에 처리가 귀찮아져서 그냥 소스 그릇에서 고기를 찍어먹다가 이렇게 먹을 경우 튀김의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찍먹이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의외로 '식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회만 봐도 일본은 숙성시켜 감칠맛을 끌어올린 숙성회를 선호하는 반면, 한국은 신선하고 씹는 맛이 있는 선어회를 선호한다. 하여간 이렇게 찍먹이 퍼지게 되다보니 최근엔 중식당에서 탕수육을 시켜도 소스를 따로 내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실 이 부먹 vs 찍먹 논쟁과 유사한 논쟁은 다른 나라에도 있다. 호주에서는 핫도그를 만들 때 다진양파(볶음)을 소시지 위로 올리느냐, 소시지 아래로 까느냐와 관련해서 총리가 논평을 낼 정도고, 영국의 경우에도 밀크티를 만들 때 우유를 먼저 붓느냐와 홍차를 먼저 붓느냐로 싸운 지 150년이 넘었다. 일본도 국에 밥을 마느냐 vs 밥에 국을 붓느냐와 계란프라이를 어떤 소스로 먹느냐로 싸운다.  미국에서도 베이컨 굽기를 바삭하게 vs 흐물하게로 싸우며, 시리얼을 먹을 때 그릇에 우유와 시리얼 중 뭘 먼저 붓느냐로 싸운다. 감자튀김에 케첩을 뿌려먹냐 와 찍어먹냐는 유서 깊은 논쟁거리이다. 이런 걸로 볼 때 먹는 것이 인간이 먹는 것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는 예가 아닐까 싶다. 여담으로 유민상은 '그런 거 고민할 시간에 하나만 더 먹어라', 문세윤은 '눅눅해지기 전에 다 먹으면 된다. 고민하는 시간조차 아깝다'라는 답을 낸 적이 있고, 중식요리사로 유명한 이연복은 개콘에 나와 "내가 만든 것이 맛있다"라는 답을 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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